정의연 회계 불투명 논란에
“기부문화 위축돼 성금 줄어
피해는 취약층 아이에게로”
“해마다 회계 내·외부 감사
유니세프 본부에도 보고해”
“공익법인에게 신뢰는 생명이고, 신뢰라는 것은 투명성과 소통에서 나옵니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운영으로 후원금을 뜻에 맞게 쓰는 것은 당연한 의무입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이기철(64·사진) 사무총장은 최근 논란이 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문제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이번 사태로 인해 기부문화 위축과 기부금 감소로 이어지면 피해는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최근 정의연 등 시민단체의 회계 투명성을 의심하는 여론이 일자 약 40만 명의 후원자에게 e메일을 보내 유니세프의 투명성에 대해 설명하고, 개인 전화 번호와 e메일 주소를 공개했다. 그는 “과거 공익법인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공익법인 전반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걱정하시는 후원자들이 계실 것 같아 우려를 덜어드리고, 부족한 점이 발견되면 꾸짖어 달라는 의미에서 연락처를 공개했는데, 오히려 격려해 주시는 분이 많아 놀랐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모든 일에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사람을 감동시키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금의 주인은 후원자들이고, 그 주인을 받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무총장은 공익법인의 자체 노력뿐 아니라 제도적 보완도 중요하다고 했다. 입법적 노력은 물론, 관계부처와 기관들이 모여 회계 투명성을 높일 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후원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내 후원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살펴보고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면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지난 4월 공익법인의 회계 투명성, 효율성, 책무성 등을 평가하는 독립기관인 한국 가이드스타로부터 2년 연속 ‘3스타’와 ‘크라운 인증’을 받았고, 올해에는 20개의 평가항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이 같은 평가는 피평가기관 9648곳 중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사무총장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기부금의 85% 이상을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유니세프 본부로 송금한다”며 “이 비율은 선진국 33개 국가위원회 중에서 가장 높으며, 국내에서도 가장 높은 그룹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매년 회계 내용에 대해 내·외부감사를 받으며, 유니세프 본부에도 보고한다면서 국세청 관련 규정에 따라 성실하게 회계 내용을 신고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로 사무총장 재임 3년 차를 맞은 그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더욱 신뢰받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후원자들과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유니세프가 하는 일을 적극 알리고, 후원자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후원자들의 메일에서 건설적인 의견이 많이 나왔는데, 그중 하나는 유니세프 간행물을 인쇄물이 아닌 e메일로 보내자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이 제안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하고, 예산 절약을 통해 더 많은 취약계층을 후원할 수 있는 장점이 큰 만큼, 가급적 모든 후원자에게 적용하는 방향으로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네덜란드 대사와 LA 총영사,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를 역임하고 2018년 5월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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