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정정화(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위원장이 지난 6월 25일 전격 사퇴하고, 카이스트 김소영 교수가 지난 1일 새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재검토위는 이미 2013년에 구성돼 약 20개월간 운용됐고 3가지 권고 사항을 도출했다. △2020년까지 지하연구시설(URL) 부지 확보 △2030년에 중간저장시설과 URL 가동 △2051년 영구처분시설 운영, 3가지다. 그런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탈핵시민사회계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공론화를 결정하고 1년간 추진하다가 위원장이 바뀌게 된 것이다.
정 전 위원장은 “공론화의 기본 원칙인 숙의성·대표성·공정성·수용성 등을 담보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면서 “더 이상 위원장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사퇴했다. 그러나 보도자료에는 구구절절 탈핵시민사회계의 불성실함과 불참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전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제기한 문제와 새 위원장을 선임하면서 재검토위가 내놓은 발표 자료는 문제 인식에 큰 차이가 있다. 과연 이 정도라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 이미 위원 15명 가운데 5명이 이런저런 이유로 사퇴해 버린 재검토위가 표류를 면할 수 있을지 남은 과제를 정리해 본다.
첫째, 공식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면 번번이 참여하지 않고 밖으로 돌면서 선량한 시민만 선동하는 탈핵시민사회계를 어떻게 참여시킬 수 있겠는가? 30년간 이들의 행적을 보면 이제는 이들을 빼고 가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는가?
둘째,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는 지난 2004년에 있은 제253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추진’하기로 한 결정에 근거한 것이다. 그런데 국민적 공감대를 탈핵시민단체의 참여와 동일시하는 관계의 인식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시민사회계가 국민을 대표하는 게 아니지 않은가?
셋째, 공론화라는 과정은 행정적으로 필수적인 과정이 아니지만, 위원회의 논의 결과라는 권위를 세워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과정이다. 그런데 2013년에 수행된 공론화의 권위를 무너뜨려 버리고 다시 권위를 세울 수 있을까?
넷째, 지난 1년간의 논의 과정에서 왜곡된 것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원자력 안전 문제는 찬반 양측이 논쟁한다고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다. 그런데 이런 것까지 위원 간 합의에 부치는 비상식적 논의 과정을 거쳤다. 그런데도 그 산물인 ‘위원회의 논의 및 의결한 계획’을 그대로 가져갈 것인가?
다섯째, 월성에 건설하려는 맥스터는 사용후핵연료 임시보관시설이므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의 대상이 아니다. 중간저장시설이나 영구처분시설이 아니지 않은가? 이것을 지역 공론화의 대상으로 집어넣어서 풀지 않아도 될 문제를 풀게 만든 오류는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여섯째, 이전 공론화의 권고사항에 따르면 이미 올해에 지하연구시설과 중간저장시설 부지를 확정하고 건설에 착수했어야 했다. 늦어지면 잃어버린 시간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일곱째, 애초에 이번 정부의 산업부가 재공론화 방침을 결정했을 때, 이것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원자력 사업을 지연시키려는 꼼수라는 의심이 있었다. 지난 1년간의 논의와 위원장의 사퇴는 이러한 의심을 확인시켜 준다. 이러한 의심을 어떻게 해소시킬 것인가?
새 위원장을 모시면서 재검토위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서 사용후핵연료 재공론화는 문제를 더 헝클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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