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알림 나온 8일에도
발표前 라디오서 ‘수명’ 발언

법조계 “검·판사에게도 생경
秋·범여권 유착 정황 짙어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작성했다고 한 비공개 입장문 가안에 사용한 희귀 어휘인 ‘수명자(受命者·법률 명령을 받는 사람)’를 두고 의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군법무관 출신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밤 공개되지 않은 해당 가안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20여 분 만에 삭제하기에 앞서 당일 오전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군사재판 등에서 종종 사용되는 ‘수명’이라는 어휘를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돼 과연 입장문 가안을 추 장관이 정말 혼자 작성한 것이 맞는지를 두고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 대표는 최근 일주일 사이 이 단어를 대외적으로 적어도 두 차례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추 장관 입장문 작성에 여권 인사가 개입했다는 ‘법정유착’ 의혹은 좀처럼 가라앉질 않고 있다.

1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 대표는 지난 8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총장이) 장관에 대한 수명 여부를 검토한다기보다는 정치의 단계로 돌입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수명이라는 어휘를 사용했다. 같은 날 오후 10시쯤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내린 ‘법무부 알림’ 가안에도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라는 표현이 담겨 있었다. 평소 법무부와 검찰이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 등에 자주 쓰이지 않던 표현이다. 최 대표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세상에 지휘권자인 장관이 ‘수명자’인 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더니”라며 수명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추 장관이 군사재판 등에서 사용되는 ‘수명자’라는 어휘를 사용한 것이나, 미공개 초안을 최 대표가 입수한 배경을 두고 오랫동안 군법무관으로 활동해온 최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최 대표는 1994년 군법무관 시험에 합격해 10년가량 군에서 검사로 활동했다. 현직 한 검사는 “추 장관 보좌진이 입장문 초안을 특정 여권에 공유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면서 “검사나 판사도 생소한 수명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에 비춰봤을 때 입장문 초안 작성 과정에서 여권 인사가 피드백을 주는 등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는 과정에서 장관이 여권 인사들과 유착됐다는 정황이 드러난 상황”이라며 “앞으로 검찰 수사의 외압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확실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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