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쉬하다 언론보도뒤 대기발령
노조 “朴보좌진 잘못 규명해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여비서 성추행 의혹이 확산되면서 간부의 성 비위가 발생할 때마다 솜방망이 대처로 일관했던 서울시의 구태도 도마에 올랐다. 이번 사태를 접한 서울시공무원노조(서공노)가 처음으로 ‘책임 소재’를 언급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내부 갈등이 격화할 전망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4월 발생한 시장 비서실 직원 성폭행 사건 발생 후 대처하는 과정에서도 시의 늑장 대처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시장 비서실에 근무하던 남성 공무원 A 씨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하루 전인 4월 14일 동료들과 모여 술을 마신 후 함께 있던 여성 동료 B 씨에게 “쉬어가자”며 인근 모텔에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당시 시는 사건 발생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직원들에게 숨긴 채 돌연 A 씨를 행정1부시장 산하 한 부서로 지원 근무 발령을 냈다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23일에야 대기발령 했다.
당시 서공노에선 성명서를 통해 “직원들에게 어떤 설명이나 양해도 구하지 않고 입단속을 지시했다는 말도 있다”며 “시장 비서실 직원에 대한 특혜성 인사 조치”라고 비판하기도 했었다.
성 비위 사건에 대한 솜방망이 대처 사례는 또 있었다. 2018년 7월 서울시의회 사무처에서도 한 남성 간부가 여직원 2명과 저녁 회식을 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가 여직원의 아버지에게 발각되면서 큰 소란이 있었다. 당시 시의회 사무처는 진상 파악 후 행정국에 사실을 통보했지만, 이 간부는 같은 달 한 사업소로 전보 인사가 났다가 직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오자 하루 만에 대기발령을 받았다. 이 간부는 직급을 유지하며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성 비위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한편, 서공노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고인을 가까이서 보좌해온 인사들의 잘잘못이 규명돼야 할 것”이라며 “사전에 몰랐다면 불찰이 큰 것이고 조금이라도 인지하고 있었다면 그에 상응한 책임도 무겁게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의 이번 성명이 아직 시청에 남아 있는 특보단과 외부 출신 임기제 간부들의 줄사표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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