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피해자와 연대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왼쪽은 피해자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  연합뉴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피해자와 연대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왼쪽은 피해자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 연합뉴스
내용 구체적… 지인 가능성
피해자 “처벌해달라” 고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로 근무할 당시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A 씨의 ‘경찰 고소장’이란 내용이 한때 온라인상에 떠돌았지만, 그 실체는 A 씨 측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내용을 작성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무슨 목적으로 유포됐는지는 여전히 미궁으로 남아 있어, 경찰 수사를 통해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 전 시장이 지난 10일 0시쯤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같은 날 오전 A 씨가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고소장 내용이 SNS와 인터넷 포털 등에 나돌기 시작했다. 해당 문건은 박 전 시장으로부터 받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피해 사실을 고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에 따르면 A 씨는 2015년 7월 13일부터 올해 7월 16일까지 시장 비서실 비서로 근무했다고 쓰여 있다. A 씨의 비서 근무 기간부터 사실과 달랐으며, 지난 10일 유포된 해당 문건에 그 이후 시점인 ‘7월 16일까지 근무했다’고 적시된 점도 관련 내용의 오류로 지적됐다.

그러나 성추행 피해 사실은 제법 그럴듯하게 꾸며져 있었다. A 씨가 업무 시간에 집무실에서 성추행 및 성희롱을 당했으며, 박 전 시장이 업무시간 외에 A 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음담패설을 늘어놓고 자신의 속옷 차림 사진을 보냈다고 적혀 있다.

또 뒷부분에는 A 씨가 겪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 사실과 상황이 비교적 상세하게 기재돼 있어 한때 ‘고소장 원본이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지만, 작성자와 출처 등이 쓰여 있지 않아 원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인터넷에 유포된 고소장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작성자가 A 씨를 평소에 잘 알고 있던 인물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A 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이 고소장 원본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인터넷에서 고소장이라며 떠돌아다니는 문건은 저희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문건이 아니다”며 “(인터넷 고소장에는)사직한 것으로 나오지만, 피해자는 이 사건 피해 발생 당시뿐만 아니라 2020년 7월 현재 대한민국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문건에는 사실상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서울지방경찰청에 문건 유포자들을 수사, 처벌해 달라고 고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등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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