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중앙지검의 채널A 기자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대검찰청 부장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자, 검찰총장은 전문수사자문단의 자문을 받도록 지휘했다. 그런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게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한 후 수사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을 지휘했다.
이에 대해 고위검찰간부회의에서는 장관의 지휘는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침해하는 위법·부당한 지휘로 판단하고 철회 요청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여당의 최고위원·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은 “법무부와 검찰 사이에는 이의제기권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검찰총장은) 결국 대통령의 지휘를 거스르고 있다. 대통령의 지휘를 거스르는 검찰총장은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장관을 지원했다. 결국, 대검찰청은 장관의 지휘에 따르기로 하면서 그 이유로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서 쟁송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 상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태는 첫째,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는 검찰청법 제8조 후단에 관한 곡해에 기인하거나 의도적 왜곡의 결과다. 검찰청은 행정부인 법무부 소속이나,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사법작용에 속하는 수사·기소 등의 검찰사무를 담당하는 준사법기관이다. 그러므로 검찰청을 외청(外廳)으로 하고 그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정치인인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일선 검사를 직접 지휘·감독할 수 없고, 검찰총장만 지휘·감독하도록 해 검찰총장이 정치적 외압을 차단케 했다.
그리고 검사의 사건 처리 오류 방지나 형평을 위해 검찰 내부의 수사지휘체계를 확립하고 검찰총장도 산하 검사의 직무를 자신이 처리하거나 다른 검사가 처리하도록 지휘할 수 있게 했다. 따라서 구체적 사건에 관한 장관의 수사지휘는 검찰 사무처리가 명백히 잘못된 경우 이를 시정·감독하는 지휘로 한정돼야 하며, 검찰총장도 장관의 지휘가 위법·부당하면 거부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와 법제가 유사한 독일·일본도 마찬가지로 해석하고 있고, 프랑스의 경우 2013년에 법무장관의 검찰에 대한 구체적 사건 지휘권을 아예 폐지했다. 장관이 실제로 지휘권을 발동한 사례도 거의 없었고, 일본도 1954년 집권 여당 국회의원들의 뇌물수수 사건인 조선의옥(造船疑獄) 사건으로 법무대신이 단 한 번 지휘권을 발동했으나 여론의 비난을 받고 사임했다.
둘째, 우리는 지난 2004년 검찰청법 개정으로 상급자의 위법·부당한 지휘·감독에 대한 검사의 이의제기권이 신설됐고, 검찰총장도 검사이므로 구체적 사건에 관한 장관의 위법·부당한 수사지휘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장관의 위 수사지휘는 ‘형성적 처분’이 아닐 뿐만 아니라, 고위검찰간부회의에서 지적한 것처럼 위법·부당하여 감독 범위를 벗어난 지휘이므로, 검찰총장은 마땅히 장관의 지휘를 거부했어야만 했다.
셋째, 검찰총장이 장관의 지휘를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검찰이 통제받지 않는 기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의 불기소 사건 처리는 법원에 대한 재정신청으로, 기소 사건 처리는 법원의 재판으로 사법통제를 받게 된다. 이번 사태는 장관이 정치 세력을 배경으로 검찰사무의 독립성을 침해한 나쁜 선례로 남게 될 것이다.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