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지시
TV토론회에서 “그런 일 없다”
2심선 ‘허위 공표’ 당선무효刑
대법 선고에 정치운명 갈림길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 지사가 현재 대권가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의원의 강력한 경쟁자인 만큼 16일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여권의 대권 구도도 요동칠 전망이다.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하면 서울시에 이어 경기도도 단체장 공백 사태를 맞게 된다. 하지만 최근 은수미 성남시장의 당선무효형 원심 판단을 뒤집은 대법원이 거대 여권 정국을 의식해 이 지사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법은 당초 지난 4월부터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이 사건을 논의해 오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지난달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했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핵심 쟁점을 두고 소부 대법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려 전원합의체에 회부했으나 심리 과정에서 해석이 한 쪽으로 급격히 쏠리면서 조기에 결론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네 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가장 큰 쟁점은 그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TV토론회에서 친형의 강제입원과 관련해 답변한 내용의 위법 여부다. 이 지사는 김영환 당시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가 “형님을 보건소장을 통해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했죠”라고 묻자 “그런 일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 지사가 허위 발언을 한 것으로 보고 그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지사가 친형을 강제입원시키려 시도한 적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며 네 가지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TV토론회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이 지사가 친형 강제입원 관련 질문을 부인하며 일부 사실을 숨기고 답변한 것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이 원심을 인정하면 이 지사는 당선이 무효화돼 직을 상실하게 된다. 반면, 무죄 취지 또는 양형(벌금 300만 원)이 지나치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하면 직을 유지하고 정치적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법원은 16일 오후 2시 시작하는 이 지사의 상고심을 TV와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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