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논설고문

‘그런 눈길 어울리지 않아요/ 후회라는 말은 정말 싫어/ 언젠가 따스했던 우리만의 비밀/ 그 기억 속에 머물러요.’ 호원대 실용음악학부 교수인 싱어송라이터 정원영(60)의 1993년 데뷔 앨범 타이틀 곡 ‘가버린 날들’ 시작 부분이다. ‘한국형 퓨전 사운드의 진수를 담은 명반’으로 평가받은 그 앨범의 9곡 모두 그가 작사·작곡한 것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여전히 즐겨듣는 사람이 많다. 그중에 기타 연주곡 ‘별을 세던 아이는’은 지난 6월 14일 종영된 tvN 드라마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 OST로도 사용돼, 더 눈물이 핑 돌게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79년 가수 이장희의 눈에 띄어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쉼, 석기시대, 사랑과 평화, 위대한 탄생, 긱스 등 내로라하는 밴드에서 키보디스트로 활동하다가 미국 버클리음대로 유학해 졸업하고 돌아온 후에 발표한 것이 제1집 앨범이었다. 그 뒤로도 그는 명곡이 수두룩한 앨범을 제7집까지 냈고, 영화 ‘숲속의 방’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불새’ ‘사랑하니까, 괜찮아’ ‘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등의 음악도 만들어왔다. 2003년에는 당시 출강하던 서울예술대·동덕여대 학생 홍성지·최금비·박은찬·한가람·임헌일·박혜리 등과 함께 7인조인 정원영밴드를 결성했다. 하지만 밴드 데뷔 앨범이 나온 것은 그가 뇌종양 수술 후 완치 판정을 받은 2005년이었고, 크게 주목받았다.

2009년 제2집 발표 후 각자 따로 활동하던 이들이 다시 뭉쳐 11년 만의 새 앨범인 제3집 ‘HOME’을 지난 6월 23일 내놨다. ‘세상은 웃고 등을 떠밀고/ 알 수 없는 꿈과 사랑을 말하네/ 잠시 기대 봐 부족하지만/ 두 눈을 감고 꽃의 나라로/ 겨울 지나면 봄이 오듯이/ 그때는 모두 괜찮아질 거야’ 하는 ‘괜찮아질 거야’를 비롯해, ‘가령’ ‘기타맨’ ‘미처 하지 못한 말’ ‘18세기 연인들’ ‘바람의 참견’ ‘봄 길 겨울바람’ ‘순대국’ 등 8곡 모두 정원영 작사·작곡이다. “내일을 알 수 없는 날들을 살고 있지만, 그곳은 언제든지 문을 열고 들어가 원하는 만큼 발을 뻗고 쉴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존재하는 곳이길 바라며, 같은 시대를 걷는 오랜 동료들과 함께 소리를 모아본다”고 밝히기도 한 그가 ‘뮤지션 중의 뮤지션’ ‘천재 음악인’ ‘음악으로 쓴 시를 노래하는 가수’ 등으로 불리는 이유를 새삼 깨닫게 하는 명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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