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가운데) 미래통합당 법률자문위원장이 16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건 유출 의혹에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을 포함한 경찰 관계자와 청와대 관계자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접수하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점식(가운데) 미래통합당 법률자문위원장이 16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건 유출 의혹에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을 포함한 경찰 관계자와 청와대 관계자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접수하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법원, 통신기록 영장 기각

“강제수사 필요성 부족” 이유
타살 흔적 찾기 힘들다 판단
“유출경위 알려면 폰 조사해야”
서울 중앙지검 형사2부 배당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박 전 시장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3대의 통화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신청한 영장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성추행 피소 사실이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한 규명도 미궁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경찰은 우선 박 전 시장 실종 당시 발부된 영장으로 확보한 공용 휴대전화의 사망 직전 통화내역을 토대로 관련자 소환조사 등을 통해 사인 규명에 나설 계획이지만,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3대 중 1대가 이른바 ‘핫라인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남아 있어 피소 사실이 사전에 유출됐는지를 파악하는 작업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신청한 통신영장이 “강제수사의 필요성이 부족하다”며 법원에서 기각됐다. 박 전 시장의 사망이 ‘타살’이라는 단서를 찾기 어려운 만큼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 등이 담긴 휴대전화 사용내역을 수사기관에서 굳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느냐는 법원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 상황에서 강제수사 필요성이 적다는 뜻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 전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장소에 있던 업무용 휴대전화를 바탕으로 지난 8∼9일 통화내역을 확인해 관련자 등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통신영장을 신청한 직접적인 목적은 ‘정확한 사인 규명’에 있지만, 그간 법조계 등에서 박 전 시장이 자신의 피소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파악하기 위해선 생전 휴대전화를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해자 측도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한 직후 9일 오전까지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며 “이 사실을 극비에 부쳤음에도 박 전 시장과 서울시 측은 고소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 만큼 사전유출 파악이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떠올랐지만, 끝내 영장이 기각되면서 경위 규명이 난항에 빠졌다. 현재 성추행 고소 유출 의혹 가능성에 대해선 △청와대 비선라인 △서울시 파견 경찰 등 경찰 내부 △시민사회단체 경유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 전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는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누설됐다는 의혹에 대한 고발 사건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창수)에 배당됐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시장은 그동안 업무를 보면서 3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시장은 2017년 출입기자 등 외부인에게 뒷자리 번호가 ‘8415’로 사용되는 공식 업무용 휴대전화를 공개했다.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휴대전화 2대의 뒷자리 번호는 모두 ‘5301’로 박 전 시장은 생전 성추행 피해자인 전직 여성 비서 A 씨 등에게 해당 휴대전화를 이용해 텔레그램 메신저를 활용, 비밀스러운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과거 서울시가 배포한 출입기자단 수첩 등에도 뒷자리가 ‘5301’로 끝나는 또 다른 번호가 존재했고, 2017년엔 ‘3878’로 끝나는 또 다른 휴대전화 번호를 사용한 적도 있었던 만큼 향후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박 전 시장이 생전 사용한 휴대전화 개수는 더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김성훈·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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