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강조한 서울시 이중성
‘시장 기분 보좌’ 비서업무 규정
대담한 신체접촉도 빈번 발생
인사 이동 요청도 한동안 묵살
警, 市 방조책임 등 수사 착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경찰에 고소한 A 씨 측이 16일 추가 피해 사례를 폭로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성 평등과 여성 인권을 강조했던 서울시는 A 씨의 문제 제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서울시가 이 같은 점들을 알고도 사실상 방조해 왔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서울시 측이 방조나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배경은 피해자 A 씨 측이 상세한 피해 사실을 추가로 폭로했고, 관련 고발까지 제기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 씨 측은 이날 지원단체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를 통해 비서의 업무 성격이 시장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으로 구성됐다며 ‘비서’라는 직위를 넘어 여성으로서 감내하기 힘든 일들을 해 왔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은 주말 새벽에 마라톤을 하며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면서 나오라고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A 씨는 혈압 측정 등 건강 체크를 도맡아 해야 했다. 박 전 시장은 이 과정에서 ‘자기(A 씨를 지칭)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와 기록에 안 좋다’는 등 상대방이 성희롱으로 느낄 만한 발언을 했지만, A 씨는 업무를 계속해야 했다. A 씨 측은 성적 수치심을 느껴 지난 2016년 1월부터 반기별 지속적으로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다가 지난해 7월 근무지를 이동했다. 올해 2월 서울시에서 또다시 비서 업무 요청이 왔을 때 피해자가 인사담당자에게 ‘성적 스캔들 등의 시선이 있을 수 있으므로 고사하겠다’고 말했지만, 인사담당자는 문제 상황을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는 게 A 씨 측의 설명이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임과 묵인 혐의와 관련해 오늘(17일) 오후 3시 고발인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지난 15일 박 전 시장을 보좌한 고한석 전 시장 비서실장을 포함한 전직 비서실장 4명이 A 씨의 피해 사실을 접했음에도 묵살했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강제추행 방조’ 등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당사자가 범행 실행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겠다고 한 의사나 정황이 드러나야 형법상 방조 혐의가 인정돼 서울시 관계자들의 처벌이 가능할지는 현재로썬 미지수다. 경찰은 “방임과 방조가 직무유기 등 현행법 저촉 여부 및 압수영장 발부 등 강제수사가 가능한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검토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정황을 최초로 인지한 후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는 16일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서울시는 수리하지 않고 대기발령 했다. 시는 현재 구성을 추진 중인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임 특보를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사표 수리 대신 대기발령 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시장 기분 보좌’ 비서업무 규정
대담한 신체접촉도 빈번 발생
인사 이동 요청도 한동안 묵살
警, 市 방조책임 등 수사 착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경찰에 고소한 A 씨 측이 16일 추가 피해 사례를 폭로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성 평등과 여성 인권을 강조했던 서울시는 A 씨의 문제 제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서울시가 이 같은 점들을 알고도 사실상 방조해 왔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서울시 측이 방조나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배경은 피해자 A 씨 측이 상세한 피해 사실을 추가로 폭로했고, 관련 고발까지 제기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 씨 측은 이날 지원단체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를 통해 비서의 업무 성격이 시장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으로 구성됐다며 ‘비서’라는 직위를 넘어 여성으로서 감내하기 힘든 일들을 해 왔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은 주말 새벽에 마라톤을 하며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면서 나오라고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A 씨는 혈압 측정 등 건강 체크를 도맡아 해야 했다. 박 전 시장은 이 과정에서 ‘자기(A 씨를 지칭)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와 기록에 안 좋다’는 등 상대방이 성희롱으로 느낄 만한 발언을 했지만, A 씨는 업무를 계속해야 했다. A 씨 측은 성적 수치심을 느껴 지난 2016년 1월부터 반기별 지속적으로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다가 지난해 7월 근무지를 이동했다. 올해 2월 서울시에서 또다시 비서 업무 요청이 왔을 때 피해자가 인사담당자에게 ‘성적 스캔들 등의 시선이 있을 수 있으므로 고사하겠다’고 말했지만, 인사담당자는 문제 상황을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는 게 A 씨 측의 설명이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임과 묵인 혐의와 관련해 오늘(17일) 오후 3시 고발인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지난 15일 박 전 시장을 보좌한 고한석 전 시장 비서실장을 포함한 전직 비서실장 4명이 A 씨의 피해 사실을 접했음에도 묵살했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강제추행 방조’ 등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당사자가 범행 실행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겠다고 한 의사나 정황이 드러나야 형법상 방조 혐의가 인정돼 서울시 관계자들의 처벌이 가능할지는 현재로썬 미지수다. 경찰은 “방임과 방조가 직무유기 등 현행법 저촉 여부 및 압수영장 발부 등 강제수사가 가능한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검토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정황을 최초로 인지한 후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는 16일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서울시는 수리하지 않고 대기발령 했다. 시는 현재 구성을 추진 중인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임 특보를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사표 수리 대신 대기발령 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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