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저자가 25년 동안 한국·중국·필리핀·동티모르 등 아시아 각지에 흩어진 21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만나 기록한 증언집이다. 아시아·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20세기 중반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이 할퀸 여성들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간결하고 단호한 책 제목에는, ‘위안부’는 일본의 만행을 미화하는 용어일 뿐이며 ‘성노예 피해자’로 지칭하는 것이 옳다는 저자의 신념이 담겨 있다.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펼쳐지는 할머니들의 기억은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이 당장은 바위를 뚫기 힘들겠지만, 작은 힘이 모이고 쌓이면 언젠가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솟아나게 한다. 그러니 지치지 말고 피해자의 말을 듣고 기록해야 한다. 304쪽, 1만9000원.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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