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폭등하는 집값에 여당 대표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현 정부에서 여당이 실정(失政)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여당의 지지층인 30·40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이탈을 손 놓고 볼 수만은 없었다. 하지만 전 국민을 공분케 한 것은 정책 실패가 아니라 표리부동한 현 정부 유력인사들의 부동산을 대하는 자세였다. 지역구가 대전인 국회의장은 60억 원짜리 강남 아파트를 “관리처분 기간이라 못 팔았다”고 이유를 달았는데 결국 팔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냥 ‘똘똘한 한 채’를 팔기 싫었던 것이다. 청와대 참모들도 2주택자가 수두룩했다. 집을 팔라고 독려했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작 본인은 팔지 않다가 뒤늦게 처분하는 과정에서 청주와 서울 강남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웃지 못할 코미디였다. 또 반년 전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두 채 중 하나를 팔겠다”고 호언했던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근에야 떠밀리듯 뒤늦게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했다. 그 사이 그 집은 20%가 더 올랐다고 한다.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문제로 금융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금융상품에 돈을 넣으면 바보라는 말까지 나오는 마당에 금융수장마저 자신의 자산을 금융상품이 아닌 부동산으로 불리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쯤 되면 부동산이 한국에서 재테크 자산으로서 갖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된다. 넘쳐나는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정치인과 고위공직자가 만들었다.
정치인들, 고위 공무원들이 뒤늦게 자기 집 팔아가면서 불붙은 민심을 달래겠다고 하지만 또다시 말도 안 되는 부동산 규제를 꺼내 들어 국민을 열 받게 만들었다. 자기들은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으면서 나머지 국민에겐 ‘하면 나쁜 짓’이라고 강변한다. 7·10 부동산 대책은 쉽게 말해 ‘과세 종합 선물세트’다. 지난 연말 12·10 대책 당시 올려놓은 종합부동산세 최고 세율(4%)을 6%까지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도 대폭 상향했다. 전국을 온통 규제지역으로 지정(6·10 대책)해 더 쓸 금융규제(대출)가 없으니 세금으로 규제 선물세트를 만든 셈이다. 공급대책은 오리무중이고 세금폭탄만 미리 투척했다. 이게 끝이라 말하긴 어렵다. 가진 자를 증오하는, 편 가르기 이념에 기댄 부동산 정책은 시장이 불안하면 또 규제를 내놓을 것이 분명하다. 분노하는 국민은 “문재인 정부 말기에 이르면 내놓은 부동산 대책 횟수가 적어도 세 자릿수를 넘길 것” 혹은 “마지막 대책은 ‘전 주택의 국유화’가 될 것”이라고 조롱 섞인 비난을 던지고 있다. 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 또,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규제로만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시장과 국민이 원하는 공급 정책을 내놓으라고 말하는 것도 이젠 지친다.
정부·여당이 그래도 이건 잊지 말았으면 한다. 부동산 관련 세금 규제로 시장을 계속 재단하려 하겠지만, 세계사적으로 지나친 과세는 민중봉기·혁명을 불렀다. 국민이 프랑스혁명처럼 위정자들을 단두대에 올려놓진 않겠지만,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국민은 위헌성이 농후한 세금 규제를 두고 헌법재판소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심판할 수도 있다. 그때 가서 정책실패를 또다시 반성하기보다는 지금 잘못된 것을 고치는 게 더 현명한 처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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