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풀면 최소 5년 걸려
“집값 잡기는커녕 투기만 조장”
용적률 높이면 3~4년 內 효과
유휴부지 활용해도 빠른 착공
서울 주택공급과 관련해 백가쟁명식 방안이 쏟아지고 있지만 공공 유휴부지(유수지 등 기존 계획 포함) 활용, 용적률 확대 등을 통한 고밀도 개발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지 않고서는 조기에 입주 주택을 공급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이 중구난방 식으로 거론하고 있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은 사회적 합의를 이뤄낸다 해도 최소 5년 이상 소요되고 자칫 집값 제어보다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린벨트를 제외하고 가용 수단을 동원한다 해도 3∼5년 이내에 입주 가능한 ‘발굴 주택’ 공급 규모는 1만여 가구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여당의 엇박자 부동산 정책이 주택 시장의 혼란을 가중하는 가운데 5년 내 정부와 서울시가 발굴해서 공급 가능한 주택은 1만 가구 이내로 추산됐다. 실제로 3∼5년 이내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은 택지 활용이 쉬운 공공 유휴부지, 역세권 유휴토지와 노후건물 고밀도 개발(용적률 확대) 등이다. 부동산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집값 상승과 주택정책 혼란에 대한 민심이 폭발한 지금은 공공 유휴부지 등에 패스트 트랙을 적용해 주택이 조기에 공급된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공 유휴부지의 경우 조기(3년 내외)에 가장 많은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 삼성동 서울의료원, 서울 시내 군 시설 부지 등은 당장 인허가 절차를 거쳐 주택 착공이 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 시내 골프장도 재향군인회 등의 반발 극복이 변수이긴 하지만 빠른 착공이 가능하다. 특히 2013∼2014년 추진했다가 주민반발로 제동이 걸린 서울 유수지(잠실, 탄천, 목동) 개발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도시주택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당시 송파구 탄천 유수지(11만㎡·1600가구)와 잠실 유수지(7만4000㎡·1800가구), 양천구 목동 유수지(10만5000㎡·2800가구) 등은 주택공급이 가시화됐으나 주민들과 일부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됐다.
서울 역세권 토지와 노후건물의 고밀도 개발도 3∼4년 이내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용적률 확대에 따른 이익 공유 문제 등 협의할 사안이 많긴 하지만, ‘절대 공급 부족’에 시달리며 고공행진하는 서울 집값을 잡을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주택개발업계에서는 서울 일부 지역 역세권 용적률만 확대해도 3000가구 이상을 3∼4년 사이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개발업체 대표는 “서울 시내 역세권 토지 용적률을 확대해 스마트콤팩트시티(1000가구 내외 미니신도시)로 개발하는 것도 조기에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공급은 주택 시장에 혼란만 줄 뿐 조기에 입주 주택을 공급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시와 시민단체 등이 반대하는 등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데다, 실제 그린벨트 해제 절차와 부지 조성, 주택 인허가 절차 등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현재 그린벨트는 훼손된 곳이 많아 일부를 개발할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린벨트를 통한 주택공급은 7년 내외의 오랜 시간이 소요돼 현재의 집값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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