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햇살이 돼주신 나의 선생님께
선생님. 가장 힘든 시절을 함께해준 나의 잊지 못할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저를 기억하시나요? 연락이 닿지 않은 지도 벌써 1년이네요. 그동안 저는 선생님께서 주신 양분을 아낌없이 먹고 훌쩍 자라 이렇게 바른 아이로 커서 잘 지내고 있답니다.
그날, 아직도 기억나요. 그때 선생님께서 군대에 다녀오시고 2학기에 처음 저희 반에 들어오시는데, 1학기를 함께했던 계약직 선생님을 떠나보내 아직 마음을 채 못 추스른 28명의 불안한 학생과, 2년 만에 교단 앞에 선 어색한 선생님, 그리고 애써 분위기를 풀어보려 안간힘을 쓰시던 교장 선생님까지 모두가 어떻게 해야 할 줄 모르는 애매한 상황이었죠. 저도 그날 마음이 뒤숭숭했는데, 선생님께서는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저는 그때 캐나다에 유학을 갔다가 돌아오고 나서 한국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때 미친 듯이 한국을 떠나고 싶었어요. 다시 제가 알던 그 친구들, 그 선생님들, 그 다정한 이웃들 속으로 말이죠. 그래도 이때까진 제 주변에 달라붙어 쉴 새 없이 질문을 퍼붓던 이 친구들이 진짜 친구인 줄 알았어요.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였답니다. 제가 아무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학생이라는 사실을 친구들은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고, 호기심이 사라진 친구들은 각자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제 주변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고, 저는 학교에 얹혀사는 이방인처럼 제대로 된 친구 하나 없이 은둔하며 지냈죠.
그 시절, 힘들었던 제게 손을 내밀어 준 유일한 분이 바로 선생님이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제가 잘 지내고 있는지 세심히 살펴주시고, 곁에 친구가 없으면 옆에 오셔서 학교생활은 어떤지 계속 질문해주셨죠? 선생님께서 얼마나 잘 챙겨주셨으면 주변 사람들이 선생님이 제 숨겨진 삼촌이 아니냐고 의심했을까요. 제가 자신감을 갖고 친구들에게 다가가 또래 아이 몇 명을 친구라고 부를 수 있게 된 것도 다 선생님 덕분입니다.
“교사는 영원히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그들도 알 수 없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소설가인 헨리 애덤스가 남긴 말이라고 하네요. 저는 이 말의 힘을 선생님을 통해 몸소 느꼈기에 이 말에 누구보다도 동조합니다. 선생님과 함께한 2년은 비록 제 인생에서는 짧은 시간일지 몰라도 그 어떤 시간보다 더 값지고 길이 기억할 시간이었습니다.
어디로 갈 줄 몰라 방황하던 저의 인생을 바로잡아주신 나의 선생님, 한성일 선생님, 선생님을 다시 마주할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선생님의 영원한 제자 임정언 올림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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