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위 청문회서 내용 첫 공개

감독·팀닥터·주장 줄줄이 불참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한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 침해 청문회’에서 최 선수가 생전 작성한 다이어리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최 선수는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를 ‘원수’라고 표현했고, 자신을 힘들게 한 같은 팀 선수가 더 있다고 적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날 공개한 최 선수의 질의응답(Q&A) 형식 다이어리에 따르면 최 선수는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원수는 두 명 이상”이라며 “장윤정·김규봉·XXX·김정기(김도환 선수 개명 전 이름)·XXX”라고 적었다. 이들에 대해 최 선수는 “내 인생에서 사라졌으면 한다. 기억에서도”라고 썼다. 또 ‘내가 아는 가장 정신 나간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최 선수는 “이 질문은 백번 물어도 똑같은 답”이라며 장 선수와 김 감독, 김정기·XXX 선수를 적었다. 또 다른 한 선수에 대해서는 “좀 바뀐 것 같기도”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감독이 선수를, 선배가 후배를 폭행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청문회에 출석한 김도환 선수에게 “늦었지만 진실을 말하고 사죄를 구하기로 한 만큼 다른 가해자의 죄를 확실히 밝혀낼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말했다.

한편 김 감독이 최 선수를 폭행한 것 외에도 경주시로부터 지급된 해외 전지훈련비를 횡령했으며, 경주시체육회가 이 과정에 공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예지 통합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경주시체육회는) 예산 신청 근거를 만들기 위해 견적서를 여행사 양식으로 받고, 여행사는 경주시로부터 전지훈련비를 수령한 후 감독 계좌로 송금했다”며 “지도자를 관리·감독해야 할 단체가 같이 공모했다는 것은 중대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경주시청 철인 3종팀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45일간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시로부터 정해진 기준보다 1일 기준 1인당 약 15만 원이 초과하는 전지훈련비를 받았다.

김 의원은 ‘전지훈련비 지급의 근거가 된 견적서는 경주시체육회가 만들었고, 여행사는 체육회의 요구대로 견적서에 회사명과 법인 도장만 찍어 넣었다’는 내용의 녹취를 공개하고 “여행사는 경주시로부터 전지훈련비를 수령한 후 감독 계좌로 송금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가혹 행위 당사자로 지목된 핵심 증인인 김규봉 감독, 운동처방사 안주현(45) 씨, 선배인 장윤정(32) 선수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이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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