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검사서 드러난 사실들

자산 98% 사모사채로 흘러간뒤
부동산 투자·펀드돌려막기 악용
대표는 수백억 빼돌려 주식매매
허위자료 제출 검사 방해하기도

“금융당국 그동안 뭐했나” 지적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5200억 원을 끌어모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 현장검사 결과 사기·횡령 등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옵티머스 외에 펀드 환매 중단 리스크(위험)가 존재하는 운용사가 9곳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점검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감원이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부실 징후를 파악하고도 뒷북 대응에 나섰다는 비판 역시 고조되고 있어 금감원은 한동안 부실 감독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23일 “옵티머스 현장검사 결과 부정거래행위(투자제안서와 상이한 자산 편입), 펀드 자금 횡령, 검사업무 방해 등의 혐의가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옵티머스 펀드는 실제 전체 46개 펀드 편입자산 약 5235억 원 중 98%가 대부업체 등 비상장기업 사모사채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는 사모사채 발행사를 경유, 부동산 등에 투자하거나 펀드간 돌려막기에 자금을 사용했다. 또 옵티머스 대표이사가 펀드 자금 수백억 원을 개인 계좌를 통한 주식·선물옵션 매매 등에 이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옵티머스는 허위자료를 제출하거나 금감원 현장검사 직전 자료를 은폐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올해 1월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주요 운용사의 운용 실태를 점검해, 옵티머스를 포함해 10개사를 집중관리대상으로 선정했다. 이후 자금유출 모니터링·2단계 서면검사·3단계 현장검사 등 정상적 검사 단계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다만 옵티머스 현장검사가 7월 10일 완료되기 이전 옵티머스의 첫 환매 중단 선언(6월 18일)이 일어나고, 위법행위 정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검사 진행을 보다 신속하게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옵티머스 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해서도 오는 24일까지 현장검사를 진행한다. NH투자증권은 4327억 원 상당의 옵티머스 펀드(약 84%)를 판매한 최대 판매사이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종민 바른사회운동연합 공동대표(변호사)는 “사모펀드 사태는 중대한 국가 사회적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송정은·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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