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50代 고열로 병원 전전
쓰쓰가무시병으로 결국 사망
파주 말라리아환자 31명 발생
전북선 진드기 물려 숨지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따른 보건의료 인력난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다른 토착 감염병에 대한 보건방역 및 응급치료를 소홀히 함으로써 타 감염병 환자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장마철에는 기존 감염병이 확산되거나 해외 유입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수도 있어 철저한 방역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27일 경기 연천군에 따르면 군남면에 사는 A(여·57) 씨는 지난 4월 13일 농가 창고 일을 하다 고열 증세가 나타나 연천군 보건의료원을 찾아갔으나 응급실이 폐쇄돼 인근 동두천시 J 병원을 방문해야 했다. 선별진료소 운영으로 의료진이 부족해지자 응급실 운영이 중단된 것이다. A 씨는 이날 J 병원에서도 응급치료를 받지 못하고 귀가했다. 해열제로 견딘 A 씨는 다음 날인 14일 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고양시 I 병원 응급실(음압)에 입원했다. A 씨는 이틀 후인 15일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돼 일반병실로 옮겨졌으나 간·폐 기능이 악화돼 다시 혈액검사 등을 받았다. 병원 측은 A 씨 증세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대사 산폐증’으로 진단했다. A 씨는 입원한 지 5일 만인 19일 패혈증으로 숨졌다. 유족들은 같은 달 23일 뒤늦게 보건당국으로부터 “A 씨가 ‘쓰쓰가무시병’ 감염으로 사망했다”고 통보받았다. 의료원에서 빨리 응급조치를 했거나 I 병원에서 쓰쓰가무시병 치료제를 조기에 투여했다면 A 씨가 회복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월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40대 남성이 폐렴 악화로 동국대 일산병원 응급실에 이송됐으나 1시간 30분 만에 사망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파주에서는 남북공동방역 무산으로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 환자가 올 들어 지난달까지 31명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운정신도시로 확산하는 추세다.

최근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 환자도 늘고 있다. 전북에서는 지난 15일 야생진드기에 물린 90대 여성이 발열 증세를 보이다가 SFTS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동네 의원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지난 5월 경북 거주 70대 여성과 충남 거주 80대 남성이 각각 밭일과 산나물 채취를 한 후 SFTS에 감염돼 호흡부전 등으로 사망했다. 올해 SFTS 환자는 지난해 223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의정부=오명근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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