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도 수사하겠다는 검찰을 향한 정권 측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급기야 권력 하수인이 된 듯한 일부 검찰 간부와 관변 언론에 대해 검찰 및 해당 언론사 내부에서도 문제가 제기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미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24일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하라는 권고를 했다. 법률 전문가들의 식견과 상식의 눈높이에서 볼 때 한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간의‘검·언 유착 의혹’의 근거가 없다는 의미다. 이를 뒤집으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집권세력, 그리고 정부 영향력 하에 있는 일부 방송들의 주장이 상궤를 벗어났음을 아울러 보여준다.

중앙지검은 한 검사장과 기자 간의 녹취록에 나오는 격려성 얘기를 공모 증거라고 주장했지만 변호사·교수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조차 설득하지 못했다. 반면 중앙지검 간부가 KBS 기자에게 공모 증거라며 허위 사실을 제보했고, KBS는 사실확인도 없이 보도해 결국 오보(誤報)로 판명 나면서 ‘권력과 친여 방송의 유착’ 의혹은 더 커졌다. KBS 노동조합과 공영노조는 ‘오보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고, 현직 기자 107명은 실명 성명을 통해 외부 개입을 넘어 ‘청부(請負) 보도’ 의혹까지 제기했다. 언론에 보도된 ‘KBS 취재 녹취록’에 따르면, 중앙지검 핵심 간부가 KBS 기자에게 “한동훈하고 이 전 기자가 왜 조율하겠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너무 명백하잖아”라고 했고, KBS는 이를 근거로 보도했지만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 진위를 떠나 공무상 비밀누설은 물론 수사공보준칙도 위반한 것이다. KBS를 이용해 여론 조작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

수사심의위가 요청한 대검 의견서를 법무부와 대검 일부 간부가 막은 사실 등도 불거졌다. 이 전 기자 휴대전화 등에 대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취소 결정도 있었다. 이쯤 되면 수사가 아니라 ‘정치’라고 해야 할 지경이다. 이 중앙지검장이 수사심의위 권고를 묵살할 가능성도 있다. 중립적인 특임검사에게 ‘권·언 유착’ 의혹 수사를 맡기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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