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나 타협은 뒷전이다. 진실이 담기지 않은 말과 정보들이 범람하고 난무하는 작금의 세태가 연상된다. 논리나 상식보다는 목소리 볼륨만 높이고, 남의 말엔 귀를 닫은 채 같은 말만 줄기차게 외쳐대는 현실이 그저 혼란스럽다.
상식과 논리가 절실한 때다. 반복해서 쏟아내는 소음들은 억지스러운 말 외에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 꼬여 있는 오늘의 정국에 대한 일침일 수도 있다. 코로나19 상황 이전의 작품이지만, 그 맥락까지 대입하면 의미론은 더 확장될 것이다.
사실 이용재 작가의 철사로 만든 드로잉은 그 자체만으로도 고상한 감각의 산물이다. 부조 모델링과 틀이 수반되는 과정이 번거롭지만, 율동적인 선 맛은 차원 높은 감각을 보여준다.
선의 궤적을 따라가다 만나는 형태들과 그림자의 운치…. 음미할 거리가 참으로 많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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