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巨與폭주’ 거센 비판
부동산 대책 보름만에 처리강행
정부·당 원하는 법안 일방통과
여당 단독표결은 국회법 위반
협의없이 ‘다수결 밀어붙이기’
민주주의 가치 훼손하는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법에 정해진 절차를 생략하고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등을 단독으로 처리한 데 대해 “국회가 민주주의의 가치를 잃어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의 민주주의의 핵심 기관인 국회가 국민의 삶과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을 한 차례의 회의만 열어 상임위원회를 통과시키는 건 입법 정신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9일 “국회는 소수와 다양성의 가치를 결과에 반영하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최대한 실현해야 하는 곳인데 그렇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임위원장 18석을 단독으로 가져갈 때부터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여당이 원하는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통법부(通法府) 수준에 그친다”고 비판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 존재의 의미가 정부를 견제하고 법안을 제대로 심의하는 것인데 지금의 모습은 전혀 바람직스럽지 않은 행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부에서 7·1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약 보름 만에 △소위원회 심사·보고 △축조 심사 △찬반 토론 등의 절차를 생략한 채 기획재정위원회 등에서 부동산 관련 법안을 처리했다. 주택법 개정안 등 정부 재정 부담이 발생하는 법안은 국회 예산정책처가 그 비용을 추계해야 하지만 이것 역시 다수결로 생략했다. 전날(28일) 열린 기재위·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는 21대 국회 들어 여야 의원이 모두 참석한 첫 번째 회의였다. 두 상임위 모두 회의 중단과 파행을 반복하면서 야당은 의견을 제대로 피력조차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단독 법안 표결 처리는 국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국회법에 따르면 중요 정책은 여야 합의를 거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야당의 심의권을 박탈하고 국회법과 헌법 정신을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법 제57조에는 소위를 둘 수 있다고 규정했지, 반드시 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법 위반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18대 국회에서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이 소위를 구성하지 않고 전체회의를 열어 각종 법안을 통과시켰던 일도 있었다는 것이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여야 협의가 아니라 다수결로 중요 사안을 결정하면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채 교수는 “다수가 전횡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민주주의 상식인데 다수결로 모든 걸 결정하면 국회의원을 뽑을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채 교수는 “국회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조율해 국민을 대표하는 상징기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 전제가 무너지면 결과적으로 정치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의 수단인 다수결의 논리가 협상과 의회라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민주당의 밀어붙이기식 행보는 향후 남은 정기국회와 임시국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76석의 의석수를 가진 민주당 앞에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표결 불참 외에 별다른 전략을 세울 수 없어 무력한 상황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은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밀린 법안들을 강행해서 통과시킬 것이고, 통합당은 이에 반발하는 일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은 3차 추가경정예산안과 일부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한 만큼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에서도 통합당을 배제한 채 밀어붙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부동산 대책 보름만에 처리강행
정부·당 원하는 법안 일방통과
여당 단독표결은 국회법 위반
협의없이 ‘다수결 밀어붙이기’
민주주의 가치 훼손하는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법에 정해진 절차를 생략하고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등을 단독으로 처리한 데 대해 “국회가 민주주의의 가치를 잃어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의 민주주의의 핵심 기관인 국회가 국민의 삶과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을 한 차례의 회의만 열어 상임위원회를 통과시키는 건 입법 정신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9일 “국회는 소수와 다양성의 가치를 결과에 반영하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최대한 실현해야 하는 곳인데 그렇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임위원장 18석을 단독으로 가져갈 때부터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여당이 원하는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통법부(通法府) 수준에 그친다”고 비판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 존재의 의미가 정부를 견제하고 법안을 제대로 심의하는 것인데 지금의 모습은 전혀 바람직스럽지 않은 행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부에서 7·1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약 보름 만에 △소위원회 심사·보고 △축조 심사 △찬반 토론 등의 절차를 생략한 채 기획재정위원회 등에서 부동산 관련 법안을 처리했다. 주택법 개정안 등 정부 재정 부담이 발생하는 법안은 국회 예산정책처가 그 비용을 추계해야 하지만 이것 역시 다수결로 생략했다. 전날(28일) 열린 기재위·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는 21대 국회 들어 여야 의원이 모두 참석한 첫 번째 회의였다. 두 상임위 모두 회의 중단과 파행을 반복하면서 야당은 의견을 제대로 피력조차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단독 법안 표결 처리는 국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국회법에 따르면 중요 정책은 여야 합의를 거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야당의 심의권을 박탈하고 국회법과 헌법 정신을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법 제57조에는 소위를 둘 수 있다고 규정했지, 반드시 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법 위반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18대 국회에서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이 소위를 구성하지 않고 전체회의를 열어 각종 법안을 통과시켰던 일도 있었다는 것이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여야 협의가 아니라 다수결로 중요 사안을 결정하면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채 교수는 “다수가 전횡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민주주의 상식인데 다수결로 모든 걸 결정하면 국회의원을 뽑을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채 교수는 “국회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조율해 국민을 대표하는 상징기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 전제가 무너지면 결과적으로 정치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의 수단인 다수결의 논리가 협상과 의회라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민주당의 밀어붙이기식 행보는 향후 남은 정기국회와 임시국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76석의 의석수를 가진 민주당 앞에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표결 불참 외에 별다른 전략을 세울 수 없어 무력한 상황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은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밀린 법안들을 강행해서 통과시킬 것이고, 통합당은 이에 반발하는 일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은 3차 추가경정예산안과 일부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한 만큼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에서도 통합당을 배제한 채 밀어붙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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