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로 돌아온 정우성

“공인이라면 세상에 관심 당연
세간 평가에 갇히지 않을 것”


“제가 받는 사랑이 세상에서 오는 것이라면 저 또한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관심을 드러내며 발언하는 것이다.”

미남배우 정우성(사진)을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9일 개봉하는 영화 ‘강철비2 : 정상회담’(감독 양우석)과 관련한 라운드(단체) 인터뷰 자리였다. 그는 미국, 북한 정상과 함께 북한 잠수함에 납치된 후 일촉즉발의 위기를 헤쳐나가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했다. 한반도 평화의 중재자로 나서지만 6·25전쟁 휴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절망적인 현실을 감내해야 하는 인물이다. 답답한 심정에 오죽했으면 지난 23일 언론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잠깐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과거 역사에서 불행했던 우리가 떠올랐다. 한경재 대통령의 감정에 몰입하면서 한꺼번에 밀려온 듯하다. 우리에 대한 연민이었다.”

한경재는 누가 봐도 현실 정치 지도자를 떠올리는 캐릭터였다. 처음엔 출연을 고민했다. 가뜩이나 정치적 발언을 많이 하는 배우 이미지가 있는데 “괜찮겠냐”고 물었다. ‘강철비’에서 정우성의 진심을 봤던 양우석 감독의 의지는 확고했다.

“사실 한경재 대통령은 배우로서 연기하기 어려웠다. 3명의 지도자 가운데 계속 침묵하고 양보하고 중재자의 입장을 지켜야 했다. 애드리브를 삼갔다. 특정 인물을 묘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저 고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다. 평화에 대해 강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상상했다.”

정우성은 대통령 역을 수행하면서 새삼 우리 역사의 현실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영화에 관한 인터뷰가 마치 국회 의정연설처럼 무거워지는 걸 걱정하면서도 대통령의 책임과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극한직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평화는 함부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평화로 가기 위해 국민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할 때만 해도 정우성은 잘생긴 배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김성수 감독의 ‘비트’(1997)와 ‘태양은 없다’(1999)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나 여전히 날카롭고 불안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는 외연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나이를 짊어지는 역할에 녹아들었다.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은 ‘똥개’(2003), 멜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부상 투혼을 발휘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감시자들’(2013)과 ‘더 킹’(2017)까지 변신과 도전을 계속했다. 이제 그에게서는 산전수전 다 겪고 돌아온 여유와 신뢰, 책임감이 풍긴다.

“나이에 갇히지 않으려고 했다. 역할에 연연하지 않고 끊임없이 나를 완성해가는 것. 배우로서의 작업들에 늘 감사하다. 그렇게 하는 게 나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인생이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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