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화된 인사검증·헌법기관

20代땐 보고서없이 23명 임명
단독채택 카드 빈번해질 수도

與, 노골적 감사원장 흔들기
송갑석 “강압적 감사” 비난


7월 임시국회에서 열렸던 공직 후보자 4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야당이 반대했던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는 민주당이 청문회 다음 날 단독으로 처리했고, 김창룡 경찰청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 보고서는 여야 합의로 청문회 당일 채택됐다. 여당에서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폐쇄 결정의 적절성 여부를 감사 중인 감사원장을 흔드는 발언도 나오고 있어 인사 문제에서도 독주를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장관과 박 원장이 공백 없이 업무에 매진하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청문회 과정은 구시대적 색깔론과 출처 불분명한 괴문서로 공격하는 과거 지탄받던 행동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자질에 문제가 없고, 야당이 정치 공세로써 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전날(28일) 자당 소속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국회 정보위원회를 열어 박 원장에 대한 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도 24일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이 장관 청문 보고서를 의결했다.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의석수가 부족해 23명의 인사청문 대상자가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지만,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단독 처리 카드를 자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상임위원장도 모두 차지하고 있어서 청문 보고서 단독 채택에는 아무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여당 일각에서는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공격이 나오고 있다. 야권 등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서 독립행정기관장인 감사원장 ‘찍어내기’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감사원이) 산업통상자원부의 강압적 행정지도에 의해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1호기에 대한) 경제성 평가를 왜곡했다는 그림을 가진 것 같다”며 “감사원 감사를 받고 나온 분들이 ‘태극기 부대를 앞에 두고 조사받는 느낌’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감사원장이 ‘대선에서 41%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 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등 국정 과제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 바 있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의 감사위원 임명을 놓고 청와대와 최 원장 간 갈등설도 제기되고 있다.

김병채·김유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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