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토 입장을 밝힌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앞에 걸린 검찰 깃발 위로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토 입장을 밝힌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앞에 걸린 검찰 깃발 위로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연합뉴스
김남수 서울중앙지검 검사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
檢정치독립 더 보장된다니…
상식적 이성으로 말이 되나”

내부망에 “공감” 댓글 봇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폐지를 권고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힘 빼기 아니냐’는 논란을 부른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검찰개혁위)의 개혁안을 두고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 급기야 29일 “법무부가 이번 권고안을 불수용할 것을 요청한다”며 현직 검사가 실명을 걸고 첫 공개 비판을 내놓았다. 진보 시민단체들마저 이번 검찰개혁위의 권고안을 두고 비판적 논평을 낸 가운데 현직 검사들도 “현 정권의 검찰 독립성 침해가 도를 넘었다”고 나서면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김남수(43·사법연수원 38기) 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검찰개혁위의 이번 권고안에 대해 여러 번 고민해봤으나 검사이기 이전에 법률가로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워 글을 남긴다”며 “법률가의 양심과 상식적인 이성을 걸고 법무부 장관이 고검장에게 직접 지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공개적으로 되물었다. 이어 그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이 되고 임기가 보장되는 검찰총장보다 일선 고검장이 법무부 장관의 지휘나 입김에 취약하지 않다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느냐”며 권고안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번 글에는 검찰개혁위의 개혁안 자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지적하는 내용도 함께 포함됐다. 김 검사는 “검찰개혁위 대변인이 외국 제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유럽평의회 권고안을 인용하던데 정작 유럽평의회에서는 검찰에 대한 정치적 독립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검찰개혁위 대변인은 ‘위원회에 참여한 현직 검사도 다 동의한 부분’이라고 발언했지만 검찰 구성원으로 검찰의 의견에 대해 위임을 받고 참석한 것이냐”며 “위원회에서 어떤 의견을 내든 개인 의견이라는 전제를 반드시 달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검사는 “개혁안이 검찰을 다수결의 원칙이 작동하는 대운동장으로 끌고 나오는 매우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법무부 관계자 분들에게 이번 검찰개혁위 권고안에 대해 불수용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글을 끝맺었다.

일선 검사들도 댓글로 “공감한다”는 지지 의사를 속속 밝혔다. A 검사는 “권고안 발표와 동시에 대검의 직제개편 기사가 뜨는 것을 보고 이젠 검사로서 더 이상 방관하거나 침묵하는 것이 답이 아님을 깨달았다”며 “(검사들이) 법률전문가로서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그 의견을 소리 내어야 하는 시기”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그는 “법무부와 검찰에서 정치가 이뤄져선 안 된다”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이번 권고안 불수용을 요청했다. B 검사는 “권고안은 정치에서의 검찰 수사 독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검찰이) 정치에 종속되도록 하는 방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하고 검찰을 법무부의 외청으로 둔 취지를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희권·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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