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독립성은 헌법과 감사원법에 선명하게 정의(定義)돼 있다. 헌법은 감사원을 사법부보다 앞에 별항으로 규정하고, 감사원장 임기도 4년으로 명시했다. 다만 ‘대통령 소속’으로 했는데, 여기서 대통령은 행정 수반이 아니라 상징적 국가원수로서의 대통령을 의미한다. 이런 헌법 취지에 따라 감사원법은 맨 앞에서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을 못 박고, 독립의 구체적 내용으로 고유한 업무뿐만 아니라 인사·조직·예산까지 포괄했다.

그런데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여권 겁박이 도를 넘고 있다. 위헌·불법 행태까지 짚인다. 청와대 측은 새 감사위원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제청’해 달라며 최 감사원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 최 감사원장이 두 차례 거부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김 전 차관은 결코 적임자가 아니다. 조국·추미애 장관 편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압박에 앞장선 코드 인사로서 감사원의 중립성·독립성과는 거리가 멀다. 감사위원 임명도 감사원장 의중을 존중하라는 것이 헌법 정신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감사원을 헌법기구로 둘 이유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감사원장 지명·임명 당시 최 감사원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감사원이 국회 요청으로 진행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를 원칙대로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하려 하자 입장을 바꿨다고 한다. 공개 자료로도 드러난 경제성 조작 가능성을 은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감사원장에 대한 이런 행태는 탄핵의 사유도 될 수 있다. 감사원은 감사를 엄정히 진행하고 사실대로 발표해야 할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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