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압수수색 과정 몸싸움
현장서 유심 포렌식 뒤 돌려줘
양측, 독직폭행vs무고 맞고소
사상 초유의 현직 검사장과 부장 검사 간 육탄전이 벌어진 전모가 속속 밝혀지면서 검찰 내부에선 “‘검언유착 의혹’을 둘러싼 서울중앙지검의 과도한 수사가 참극을 일으켰다”면서 참담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3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압수수색 현장엔 서울중앙지검 소속 정진웅 형사1부 부장검사와 방위사업수사부 장태형 검사 등 약 10명이 있었다. 부장검사가 압수수색 현장에 나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당시 오전 10시 30분쯤 수사팀은 급행을 요구하는 사건이라며 지난 23일 발부된 영장을 제시하면서 유심(가입자 식별 모듈·USIM)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한동훈 전 부산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약 일주일 전 발부된 영장을 이날 집행하는 이유 등을 묻자 “수사팀 재량에 의한 것이고, 상세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한 검사장이 변호인에게 전화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이 중 일부 장면은 중앙지검·법무연수원 직원들에 의해 고스란히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이 도착한 오후 1시 30분까지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양측이 대치했고, 오후 4시쯤 유심 포렌식을 마친 수사팀은 철수했다. 한 검사장 측은 “연수원 직원이 유심을 돌려받았는데 어떤 정보도 나온 게 없는 것으로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선 정 부장검사가 폭행에 가까운 물리력을 동원한 배경에 의문을 제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6월 한 검사장 휴대전화 압수수색 현장에 직접 나온 정 부장검사는 당시엔 유심을 돌려준 바 있다. 이에 정 부장검사가 암호가 해제된 휴대전화를 뺏으려고 한 것이 아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압수수색 이후 한 검사장이 주고받는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을 확인하려고 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비밀번호를 안 알려주면 시간이 걸리니 비밀번호를 해제한 순간에 뺏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뿐만 아니라 누구와 긴밀하게 통화하고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등 정황 증거를 모으려고 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선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검찰로서 (국민에게) 죄송하고 창피하다”며 “수사팀이 계속 무리해 검찰조직을 엉망으로 만든다고 일선 검사들의 원성이 매우 자자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도 “검사 생활하고 처음 보는 일이다”며 “한 검사장 주장대로 압수수색을 공식적으로 시작도 안 했는데 정 부장이 물리력을 행사한 것이면 절차적으로도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감찰까지 예고돼 결과에 따라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한 검사장은 정 부장검사를 피의자를 폭행한 독직폭행 혐의로 서울고검에 형사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서울고검 측도 감찰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정 부장검사도 한 검사장을 무고 및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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