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권 68%… 1000원권 25%
화재로 훼손된 화폐 13억 최다


경기 안산에 사는 엄모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안감에 부의금으로 받은 돈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가 2293만 원 상당의 지폐를 훼손시켰다. 인천에 사는 김모 씨도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지폐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하다가 525만 원(사진)을 태웠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 손상된 화폐 폐기액이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폐기한 손상화폐(은행권·주화 합계, 단위: 장) 규모가 3억4570만 장(2조69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만 장 늘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장수로도, 금액으로도 반기 기준 최대치다. 한은 관계자는 “화폐 발행량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보니 손상화폐 폐기액도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3억3040만 장(2조6910억 원) 폐기됐다. 한은에 따르면 이는 5톤 트럭으로 62대 분량에 달한다. 낱장으로 쌓을 경우 총 높이가 3만4928m로 에베레스트 산의 4배, 롯데월드타워의 63배 수준이다. 길이로 따지면 4만7837㎞로 경부고속도로를 57회 왕복할 수 있다. 은행권에서 권종별로는 1만 원권이 전체 폐기은행권의 68.6%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총 2억2660만 장이다. 1000원권 8560만 장(25.9%), 5000원권 1260만 장(3.8%), 5만 원권 550만 장(1.7%) 순으로 뒤를 이었다. 동전(주화)은 1530만 장(13억 원) 폐기됐다. 10원짜리 동전이 780만 장으로 전체 폐기주화의 절반(51%)에 달했다.

주요 손상 사유는 습기로 인해 부패하는 등 부적절한 보관 방법에 따른 경우가 4만2200장(10억2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화재로 화폐가 망가진 경우도 3만7900장(13억2000만 원)에 달했다. 세탁 또는 세단기 투입 등 취급 부주의도 1만4300장(1억9000만 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한은 화폐 교환 창구에서 교환된 손상 화폐는 2360만 장(60억5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20만 장(24억2000만 원) 늘었다. 한은은 은행권이 훼손됐을 때 원래 면적의 4분의 3 이상이 남아있으면 모두 새 돈으로 바꿔준다. 남은 면적이 5분의 2 이상∼4분의 3 미만이면 반액만 받을 수 있다. 동전은 알아볼 수 있으면 교환할 수 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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