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법 시행령 개정안’ 반응
직접수사 범위 대폭 축소
“2300명 검사 손발 묶인 채
공소유지업무만 남아” 자조
문재인 정부가 권력기관 개혁안의 하나로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대폭 축소한 검찰청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키로 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이제 검찰 기능이 빈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300여 명에 달하는 대한민국 검사들이 손발이 묶인 채 사실상 경찰수사의 공소유지 업무만 하게 됐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검찰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3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의 부패범죄와 공직자범죄 수사를 뇌물 금액 3000만 원 이상과 공직자 4급 이상에 맞게 제한하는, 유례를 찾기 힘든 조항은 결국 반(反)부패 수사를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애초 수사 개시 단계에서는 범죄 분야나 피의자 신분, 금액에 따라 범위를 제대로 가늠하는 것이 불가능함에도 정부가 무리하게 그 범위를 설정한 것은 앞으로 형사사법체계에 큰 혼란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연내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주요 수사 대상이 ‘3급 이상 공직자’라고 규정된 점과 5급 이하는 경찰에서 맡게 된 점을 감안하면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공직자 범위는 ‘4급 공직자’로 한정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론적으로는 검찰이 4급 공무원을 수사하다 3급 이상 공무원의 범죄 연루·공모·가담 등을 인지·확인했을 경우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할 수 없고 사건을 지체 없이 공수처로 넘겨야 한다. 방안대로라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이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과 같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 셈이다. 정부는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이 되는 공직자 범위와 경제범죄 금액 기준을 향후 법무부령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도 사실상 사라졌다. 현 정권이 앞으로 검경 관계를 수사협력 관계로 전환하면서 중요한 수사절차에서 경찰과의 사전협의를 의무화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검찰에서는 “경찰이 검찰 의견에 따르지 않아도 될 통로를 열어줬다”면서 “만약 경찰이 통제를 벗어나 일방적으로 사건을 덮기 시작한다면 이를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검경 수사권 조정의 당사자인 대검찰청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검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상황을 의식한 듯 “검찰이 개별적 입장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시행령이 최종적으로 확정될 때까지는 최대한 의견 개진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직접수사 범위 대폭 축소
“2300명 검사 손발 묶인 채
공소유지업무만 남아” 자조
문재인 정부가 권력기관 개혁안의 하나로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대폭 축소한 검찰청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키로 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이제 검찰 기능이 빈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300여 명에 달하는 대한민국 검사들이 손발이 묶인 채 사실상 경찰수사의 공소유지 업무만 하게 됐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검찰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3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의 부패범죄와 공직자범죄 수사를 뇌물 금액 3000만 원 이상과 공직자 4급 이상에 맞게 제한하는, 유례를 찾기 힘든 조항은 결국 반(反)부패 수사를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애초 수사 개시 단계에서는 범죄 분야나 피의자 신분, 금액에 따라 범위를 제대로 가늠하는 것이 불가능함에도 정부가 무리하게 그 범위를 설정한 것은 앞으로 형사사법체계에 큰 혼란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연내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주요 수사 대상이 ‘3급 이상 공직자’라고 규정된 점과 5급 이하는 경찰에서 맡게 된 점을 감안하면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공직자 범위는 ‘4급 공직자’로 한정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론적으로는 검찰이 4급 공무원을 수사하다 3급 이상 공무원의 범죄 연루·공모·가담 등을 인지·확인했을 경우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할 수 없고 사건을 지체 없이 공수처로 넘겨야 한다. 방안대로라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이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과 같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 셈이다. 정부는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이 되는 공직자 범위와 경제범죄 금액 기준을 향후 법무부령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도 사실상 사라졌다. 현 정권이 앞으로 검경 관계를 수사협력 관계로 전환하면서 중요한 수사절차에서 경찰과의 사전협의를 의무화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검찰에서는 “경찰이 검찰 의견에 따르지 않아도 될 통로를 열어줬다”면서 “만약 경찰이 통제를 벗어나 일방적으로 사건을 덮기 시작한다면 이를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검경 수사권 조정의 당사자인 대검찰청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검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상황을 의식한 듯 “검찰이 개별적 입장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시행령이 최종적으로 확정될 때까지는 최대한 의견 개진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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