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서 군 장병들이 집중호우에 떠내려온 토사를 치우고 있다. 전날 내린 2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에 이 아파트 1층의 28가구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서 군 장병들이 집중호우에 떠내려온 토사를 치우고 있다. 전날 내린 2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에 이 아파트 1층의 28가구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연합뉴스
정림동 침수 아파트 복구작업
이재민 “새 살림 마련 어쩌나”


“너무 충격받아서 밥도 안 넘어가요.”

최근 집중호우가 쏟아셔 침수 피해를 입은 대전의 이재민들은 비가 그친 후에도 침수 피해에 따른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31일 오전 비가 그친 사이 침수됐던 자택을 정리하기 위해 힘든 발걸음을 옮겼지만, 또다시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불안감도 여전한 상태다.

이날 오전 대전의 침수지역 이재민들이 대피해 있던 대전 서구의 오량실내테니스장에는 서너 명의 이재민만 남아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한 20여 동의 텐트에는 적막함만 흘렀고, 이재민들이 비운 자리에는 대한적십자사에서 지원한 것으로 보이는 긴급구호물품세트와 생수, 라면 등 비상식품이 쌓여 있었다. 이곳에 남아 있던 이재민 채모(여·80) 씨는 “집이 1층이었는데, 방 안에도 물이 허리까지 차올랐었다”며 “허리가 불편해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소방관 6명 정도가 노를 저어서 보트로 구조해줬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채 씨는 “어젯밤에는 불안해서 잠도 안 오더라”며 “아직도 침수될 당시 기억이 생생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집중적인 침수가 이뤄졌던 서구 정림동의 코스모스 아파트에서는 이재민들이 침수됐던 집 안을 치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주민 전모(66) 씨는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말도 못할 상황이다. 참담하다”며 집 안팎으로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인근 군부대 장병들도 아파트 단지 곳곳에 쌓인 진흙을 처리하고 있었고 지자체 직원과 구호단체 관계자들도 복구 작업에 한창이었다. 아직 비 피해 뒤처리에 나설 엄두도 못 낸 일부 가구는 다른 대피소나 친지의 집으로 떠나기도 했다. 흙탕물에 다 젖어 못 쓰게 된 침구류나 집기는 속속 집 밖의 한구석에 쌓이기 시작했다. 물에 잠겨 떠다니던 주차장의 차량들은 한 대 한 대 견인됐다. 침수 피해 전부터 기초수급자로 지내던 일부 주민은 새로운 살림을 마련해야 할 생각에 답답한 심정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방안은 아직 주민들에게 구체적으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전·세종·충남 등 중부지역에서는 지난 29일 밤∼30일 새벽 사이 시간당 100㎜ 호우가 쏟아져 코스모스 아파트에서는 1명이 숨진 채 발견되고 아파트 단지 28가구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은 31일 오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호우주의보를 해제했지만 충북 영동과 충남 홍성, 서산, 태안, 금산 등 5곳 지역은 호우주의보를 유지했다.

대전 =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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