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완성차
2 연료전지
3 충전 인프라
4 수소전기 하우스
세계 수소경제 활성화 앞장
글로벌 81社 모여 수소委 설립
정의선 부회장이 공동위원장
美, 민관 힘합쳐 차량보급 전력
EU, 에너지통합 수소전략 발표
日, 충전소 140곳… 세계 최다
지난달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들도 수소를 친환경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하고 있다. 신에너지를 대표하는 태양광과 바람은 세계 어느 곳에나 있지만, 지리적 여건에 따라 편차가 심해 에너지 생산량이 불규칙하다. 또 태양광·풍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 에너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해야 하는데, 무게도 무겁고 자연적인 에너지 손실도 발생한다.
하지만 잉여 전력을 이용,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면 에너지를 쉽게 저장할 수 있고, 고정된 위치에 저장해야 하는 ESS 시스템과 달리 탱크나 수송관을 통해 이동시킬 수도 있다. 이런 장점 덕에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특히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했던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수소전기차 개발 외에도 계열사들과 함께 수소연료전지 생산, 수소 충전 인프라 확대 등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생태계 구축 노력과 세계 각국의 수소 사회 준비 현황을 짚어본다.

◇수소 사회 앞당기는 현대차그룹 =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8년 발표한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 로드맵 ‘FCEV 비전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 연간 5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수소 연구가 완성차 개발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확보하고 있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2030년에는 연간 약 20만기의 연료전지시스템을 외부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지난해 4월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상행)에 수소 충전소를 연 것을 시작으로 총 8개의 충전소 구축에 직접 나섰다. 지난 6월에는 전북 전주공장 부지에 국내 최초의 상용 수소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했다. 수소전기차를 통해 생성한 에너지를 가정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수소전기 하우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수소 생태계 구축에 열심이다. 현대모비스는 충북 충주에 세계 최대 규모 수소전기차 핵심부품 생산단지를 구성, 수소연료전지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연료전지 공장의 생산능력을 시장 수요에 따라 수만 대 규모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충남 당진에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공장을 지었다. 금속분리판은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만드는 데 쓰인다. 현대제철은 2016년부터 부생수소 생산공장도 가동 중이다. 연간 3000t(넥쏘 47만30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 규모 수소를 생산한다.
현대로템은 경기 의왕연구소에 수소리포머 공장을 설립, 수소 충전설비 공급 사업을 시작한다. 수소리포머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장치다. 오는 10월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으로, 1년에 수소리포머 20대를 제작할 수 있다. 수소리포머 20대에서 생산할 수 있는 수소는 연간 4700t 수준으로, 넥쏘 약 85만 대를 충전할 수 있다.

◇세계의 수소 경제 활성화 노력 = 세계 수소 분야 기업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는 2017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기간에 13개 기업이 모여 발족했다. 현대차는 가와사키, 다임러, 토요타, 로열 더치셸, 린데 그룹, BMW, 알스톰, 앵글로아메리칸, 에어리퀴드, 엔지, 토탈, 혼다 등과 함께 출범 단계부터 참여했다.
현재는 투자, 금융, 에너지 등 분야 기업들도 동참해 수소위원회 회원사가 81개로 대폭 늘어났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미국은 2013년 민관 파트너십으로 ‘H2USA’와 ‘H2FIRST’를 설립하고 수소전기차 보급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전체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는 7937대(누적)다. 미국은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캘리포니아주에는 현재 수소충전소 45개가 운영 중인데, 2030년까지 1000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EU는 2050년까지 유럽 전역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 통합 시스템과 수소 전략을 지난달 발표했다. 1단계는 오는 2024년까지 수전해 수소 생산 설비를 6GW급으로 구축, 연간 ‘그린 수소’ 생산량을 100만t까지 늘리는 것이다. 그린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친환경 전력을 활용해 수전해 방식으로 만든 수소를 뜻한다. 2단계로 2030년까지 수전해 수소 생산 설비를 40GW급으로 증축, 연간 그린 수소 생산량을 1000만t까지 확대한다. 마지막 3단계는 2050년까지 ‘탈(脫)탄소화’를 이룩하기 힘든 부문에도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 수소를 보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EU는 ‘유럽 청정수소 연맹(European Clean Hydrogen Alliance)’을 출범했다.
일본은 2014년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수소전기차 출시와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 확대 등을 반영한 개정판을 2016년 다시 발표했다. 이어 2017년 수소 기본 전략을 수립해 부처별 규제 개혁과 기술 개발, 인프라 정비 등의 정책을 하나로 통합해 수행 중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일본은 수소 충전소 140여 개를 갖춰, 세계에서 수소 충전소가 가장 많은 국가다. 토요타와 혼다가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했고, 가정 난방용 수소연료전지 보급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