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작사·작곡 여름곡 ‘아하’
코요태가 불러 음원 차트 장악
“90년대 노래 옛감성 아닌 장르”


“김치 한 조각 먹은 것 같은 시원함 아닐까요?”

1990년대 가요계 전성기를 이끈 작곡가 주영훈(사진 왼쪽)은 최근 다시 불고 있는 ‘90년대 가수 열풍’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주영훈은 이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혼성 그룹 싹쓰리(이효리, 유재석, 비)에게 데뷔 후보곡을 건네는 과정이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그의 노래가 싹쓰리의 데뷔곡으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그룹 코요태(오른쪽부터 빽가, 신지, 김종민)의 품에 안겼다. 주영훈은 4일 문화일보와 나눈 인터뷰에서 “싹쓰리가 안 불러도 코요태에게서 연락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전주만 듣고도 내가 만든 노래인 줄 맞히는 이가 많아 놀랐다. ‘코요태가 부르면 좋겠다’는 반응이 신기하고 반가웠다”고 말했다.

코요태가 녹음해 지난 2일 발표한 ‘아하’(oh my summer)는 지니뮤직 기준 7위까지 오르며 싹쓰리와 함께 대다수 음원차트 톱10을 장악했다. 주영훈은 “이효리, 비, 코요태의 노래가 싹쓸이한 음원차트를 보며 ‘진짜 90년대로 돌아갔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아직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당시 활동했던 유명 가수들이 ‘곡을 달라’고 연락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금 이 시점에, 왜 다시 90년대 노래가 주목받는 것일까? 쉬운 가사와 멜로디를 첫손에 꼽은 주영훈은 “특히 여름 노래는 따라부르며 즐겨야 하기 때문에 가사와 멜로디가 쉬워야 한다”며 “한동안 해외 시장까지 겨냥한 K-팝에 눈높이를 맞추다가 이 같은 노래를 들으니 ‘김치’ 한 조각을 딱 먹은 느낌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영훈은 90년대 노래를 ‘옛 감성’이라 치부하는 것을 거부했다. 2020년에 예기치 못한 트로트 열풍이 불듯, 90년대풍 노래도 하나의 장르일 뿐,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20년 전 청춘을 보낸 이들에게 90년대풍 노래는 추억이자 행복”이라며 “요즘 신세대들에게는 또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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