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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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종일 전화기를 붙잡고 고객 상담업무를 하는 30대 여성입니다. 스트레스가 많아서인지 집에 오면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 싫습니다. 예전에는 음식을 자주 해먹었는데 요즘에는 거의 매일 시켜 먹습니다. 동영상을 보면서 음식을 먹을 때 그나마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그러나 이내 늘어나는 체중과 지출 때문에 자책에 빠집니다. 정말 저는 배달 음식에 중독된 것 같습니다.

A. 음식보다 더 좋은 ‘위로’ 주는 여가활동 찾아보세요
문요한 정신과 의사
문요한 정신과 의사
▶▶ 솔루션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끝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자기만의 위로법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지금은 음식에서 큰 위로를 받고 계시는군요. 그런데 진짜 위로도 있지만 가짜 위로도 많습니다. 무엇이 다를까요? 진짜 위로는 현실을 헤쳐 갈 활력을 주지만 가짜 위로는 잠시 기분만 좋게 해줄 뿐, 더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한마디로 가짜 위로는 ‘중독’이고, 진짜 위로는 ‘몰입’을 말합니다. 알코올, 도박, 쇼핑, 게임 등은 대표적인 가짜 위로입니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음식 또한 가짜 위로가 되기 쉽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사람들이 위험합니다. 이들은 점점 떡볶이, 튀김, 피자, 치킨, 족발 등 달고 맵고 바삭거리고 기름진 음식들을 탐닉하게 됩니다. 이러한 쾌미음식들은 혈당을 빨리 올리고 미각을 강하게 자극해 신속하게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쾌미음식으로 호전된 기분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한 시간이 넘어가면 오히려 먹기 전보다 감정 상태가 더 안 좋아집니다. 그런데도 음식 중독에 빠지면 다만 한 시간이라도 기분 좋은 상태로 있기를 원합니다. 결국 음식 외에는 삶의 즐거움이 없어지고 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중독에서 회복하는 길은 똑같습니다. 중독은 중독으로 풀 수밖에 없습니다. 부정적 중독을 대체할 긍정적 중독을 찾아야 합니다. 긍정적 중독이란 진짜 위로 즉, ‘몰입’을 말합니다. 중독이 노력 없이 얻는 쾌감이라면, 몰입은 노력을 통해 얻는 기쁨입니다. 일이 힘들수록 여가에서 기쁨을 찾아야 합니다. 물론 일도 힘든데 또 무언가를 한다는 게 스트레스로 와 닿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서 하는 활동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삶의 활력을 줍니다. 좋아하는 게 없다고 단정 짓지 말고 적극적으로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음식보다 더 좋은 위로가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느낄 때 음식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운동, 춤, 그림, 악기 연주, 각종 공예, 동식물 기르기, 공부, 요가나 명상 등 세상에는 정말 많은 능동적 여가활동이 있습니다. 자신과 궁합이 맞는 몰입의 대상을 꼭 만나시길 바랍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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