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설훈 최고위원, 이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박광온 최고위원. 김선규 기자
靑 이어 黨·政 ‘8월 쇄신’
민심이반 심각하자 조기 개편 文대통령 친정체제 강화 시도
전문가 “경제정책 실패 책임 관련 부처 장관 대폭 바꿔야”
부동산 정책 실패로 촉발된 민심 이반이 가속화 하고 지지율 하락이 심상치 않자, 문재인 대통령이 당·정·청의 조기 개편을 통한 집권 후반기 친정 체제 강화라는 카드를 꺼내 드는 모양새다. 청와대 개편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선출, 부분 개각 등 순차적인 ‘8월 여권 인적 쇄신’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없이 사람만 바꾸는 인적 쇄신으로는 현재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중 대표적인 특징인 ‘한 번 신뢰한 인사는 계속 기용하는’ 돌려막기 인사를 재연할 경우 “인적 쇄신마저 국정 실패를 감추기 위한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관계자는 1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애초 8월 말 민주당 지도부가 바뀌는 것에 맞춰 중폭의 개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청와대 다주택 참모의 주택 매각을 둘러싼 잡음이 불거지며 청와대 인적 쇄신이 먼저 이뤄지게 되며 청와대를 시작으로 당·정·청의 집권 후반기 체제로 전환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여권 전반의 집권 후반기 체제로의 조기 재편은 청와대가 집권 후반기까지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정책 기조의 전환보다는 현 국정 운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도 깔려 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일단 유임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이 같은 당·정·청의 재편을 마무리 짓는 과정에서 국정 운영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청와대 인적 쇄신이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을 묻는다는 취지인 것을 감안할 때, 노 실장의 유임은 ‘꼬리 자르기’ 비판을 받고 인적 쇄신의 효과도 반감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고민이 길어질 경우 노 실장까지 포함해 교체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국정 운영 기조의 전면적인 전환과 이에 맞춘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경제 정책에 실패한 청와대 참모진, 경제부처 장관들, 국토교통부 장관을 바꾸는 대폭 인사가 필요하다”며 “경제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지 계획을 내놓을 수 있는, 안정적인 경제정책을 취하는 사람을 기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아예 바뀐다는 전제하에 과감한 정책 기조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관성에 의한 정책을 고수할 경우 위기상황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거론되는 하마평에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양 전 교수는 “국회의원 총선거 압승 뒤 ‘입법 독주’할 때 예상과 달리 지지율과 민심은 바닥으로 가고 있으니 위기 극복 처방으로 인적 쇄신을 내놓은 것”이라며 “제대로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인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문 대통령과 인연 있는 운동권 출신’의 틀을 벗어난 인사를 하면 그나마 평가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