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서 79.7% 득표율 압승
반정부 시위에도 6선 성공


동유럽의 소국 벨라루스에서 26년 동안 집권해 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5) 대통령이 6선에 성공해 향후 5년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9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대선 출구 조사 결과, 루카셴코 대통령은 79.7%의 득표율로 압승했다. 일부 지역에선 9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반정부 세력을 결집하며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시위를 이끌었던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는 6.8%를 얻는 데 그쳤으며, 다른 3명의 후보는 0.9~2.3%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날 벨라루스에서는 선거 결과에 불복한 1000여 명의 시위대가 민스크와 브레스트, 고멜, 그로드노, 비테브스크 등 주요 도시로 몰려들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도발이 있다면 같은 답을 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하면서 유혈 사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소련 붕괴 후 벨라루스가 독립하던 1991년 반부패 운동가로 이름을 떨친 후 1994년 열린 첫 자유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정치·경제 상황을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권위주의적 통치로 강력한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도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AP 통신은 “폭동을 허용하지 않을 강력한 통치가 필요하다”는 한 유권자 발언을 인용하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의 통치력에 대한 일부 국민의 믿음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