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마이너스 성장에도 집값 폭등
정책 실패를 남 탓으로 돌리고
反자본주의 대책으로 더 악화

盧정권은 실패하면 시정 노력
검찰과 갈등해도 중립성 보장
이젠 反시장·反민주 怪物 조짐


노무현 정권의 집값 폭등이 문재인 정권에서 재연됐다고 한다. 그러나 원인에서 큰 차이가 있다. 노 정권의 집값 폭등은 미국 등도 그랬던 세계적인 문제였다. 반면, 문 정권의 집값 폭등은 우리나라에 국한되고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폭락해도 계속됐다. 노 정권은 수도 이전과 국토 균형 개발로 인한 토지보상금이 집값을 폭등시켰으나 주택 공급이 늘었다. 반면, 문 정권은 부동산 제도 자체를 반(反)자본주의로 바꿔 주택 공급이 줄면서 집값이 폭등했다. 재산권을 침해하면서 주택 공급과 대출 규제를 강화했고, 세금을 징벌의 수단으로 삼았다. 재개발·재건축하기도, 집을 사기도 팔기도, 전세를 구하기도 어렵게 만들었다. 원인이 부동산 정책 실패에 있는데도 국민에게 탓을 돌린다.

문 정권은 노 정권보다 반자본주의가 훨씬 강하다. 노 정권의 정책은 초반부와 후반부가 다른데, 문 정권은 초반부만 기억하는 듯하다. 문 정권은 탈(脫)원전으로 원전 기업이 문을 닫고 근로자들이 실직해 기술을 사장하게 했지만, 노 정권은 탈원전을 접고 원전 산업의 경쟁력을 높였다. 문 정권은 임금을 사실상 정부가 결정하도록 최저임금을 높여 자영업이 가게 문을 닫고 청년이 돈 들여 배운 지식을 써 보지도 못하게 만들었지만, 노 정권은 노동계의 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노동시장 유연화 개혁을 했다. 문 정권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한다며 노후 대비 저축인 국민연금까지 동원해 민간 기업에 간섭했지만, 노 정권은 여당이 반대해도 한·미 FTA를 추진하고 기업의 수출도 지원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41%의 지지를 받은 문 정권의 공약이 국민적 합의를 얻었다고 볼 수 있느냐고 했다. 탈원전을 국민투표나 국회 동의는 고사하고 멋대로 추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부동산 대책도 함부로 만들면서 23차례나 쏟아냈다. 여당은 임대차 3법과 부동산 3법을 제대로 심의하지 않고 강행 처리하곤, 국민이 집의 노예에서 벗어나고 주택을 투기와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 삼아온 대한민국의 잘못된 관행을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반자본주의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반자본주의 정책은 헌법을 위배하기에 필연적으로 반법치주의와 반민주주의를 수반한다. 부동산 폭정과 세금 폭정 반대 시위가 생기고 정부가 세금이란 이름으로 재산을 몰수한다는 절규가 나오게 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민주주의의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했다. 노 정권도 검찰과 갈등했지만,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문 정권처럼 침해하지 않았고, 위선적이고 부도덕하지도 않았다. 문 정권은 조국 비리, 울산시장 부정선거 등 정권 실세와 관련된 사건은 수사하기 어렵게 했고 ‘문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정권에 미운털 박힌 검사장을 쫓아내려 여권 실세 정치인과 한통속이었다고 한다. 공수처가 출범하고 판·검사도 알아서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게 되면 사법 독립은 붕괴할 것이다.

반자본주의 정책은 실패로 판명 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글로벌 기준이 있고, 검찰과 사법부가 건재하면 제동이 걸린다. 그러나 반민주주의 정치는 정상을 되찾기 쉽지 않다. 독재와 전체주의는 한편으론 국민을 돈으로 회유하고 다른 한편으론 반대 세력을 탄압한다. 반자본주의를 정당화하려고 불평등을 과장하고 돈이나 권력을 가진 엘리트를 대중의 적(敵)이라고 선동하며 정치 불신을 조장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한다. 반민주주의가 반자본주의 제도라는 비극의 씨앗을 깊숙이 심으면 경제는 붕괴한다. 노 정권은 초반부에 반자본주의·반민주주의의 유혹을 느꼈으나 애국심으로 이겨냈다. 노 대통령이 재집권을 노리던 여당을 탈당하고 중립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던 것도 반자본주의·반민주주의 괴물(怪物)은 막아야겠다는 의지 때문이지 않았을까.

산업으로 돈이 가야 집값 폭등을 막는다는 정책실장 김병준 교수의 건의를 노 대통령은 흔쾌히 수용했다. 문 대통령이 노 대통령을 정말 존경한다면 규제로 시장을 틀어막고 개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재정으로 해결하려 해선 안 된다. 홍보수석이던 조기숙 교수의 감사원장을 겁박하지 말라는 충언에 감사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앞세운 대통령이 민주주의 파괴의 주범이 될 순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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