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애니메이션이 한류문화 선도할 것…관련 기업·1인 미디어 적극 지원”

아시아 최대 애니메이션·웹툰 비즈니스 교류 행사인 ‘국제 콘텐츠 마켓 SPP(Seoul Promotion Plan)’가 해마다 서울에서 열렸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은 드물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은 이 행사의 주최는 서울시 출연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SBA)이 맡아왔다. 국내·외 애니메이션 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콘텐츠를 판매 또는 구매하고 공동제작·투자유치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논의하는 중심에 ‘서울’이 있었다는 의미다. 그동안 대형 행사장에 모여 참가자들끼리 다양한 교류가 이뤄졌으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지난달 13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행사를 총괄하고 있는 박보경(사진) 진흥원 전략산업본부장은 1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문화 콘텐츠 산업은 특히 산업 연관 효과가 크기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본부장과 1문 1답.

―국제 콘텐츠 마켓 SPP(Seoul Promotion Plan)에 대해 소개해달라
“지난 7월 1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진행하는 이 행사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위해 기존에 현장에서 3일 하던 것을 한 달간 온라인에서 개최하고 있다. 현재 세계 34개국 64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배급뿐만 아니라 투자 계약도 체결되는 등 국내 기업들이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진흥원 전략산업본부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가?
“전략산업본부는 국내 문화 콘텐츠 산업을 선도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중구 소공로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일대 ‘남산 애니타운’을 상상 산업과 체험 관광 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수 문화 콘텐츠가 남산과 명동을 중심으로 모이고 연결되면 자연스레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남산 자락에서 20년 동안 운영됐던 옛 애니메이션센터 재건축도 추진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 관련 기업을 지원하는 일도 맡고 있다. 제작 투자 및 배급, 사업화,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지원한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획자나 제작자는 언제든 진흥원 전략사업본부 문을 두드리기 바란다.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미디어콘텐츠센터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투자 유치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누적 결성액만 2262억5000만 원에 이르는 콘텐츠 펀드는 기업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참고로 진흥원에서 출자해서 결성된 콘텐츠 펀드 1호가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블루홀에 투자해서 대표 기업으로 키워낸 사례가 있다. 서울을 대표하는 유망 인공지능(AI) 전문 기업을 육성하는 것도 우리 본부의 몫이다. AI 융합을 통해 기존 산업에 혁신을 더해서 서울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시민 편의성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장 전문가로서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이 질적으로 성장하려면 필수 조건이 무엇이라 보는가?
“해외 기업들은 한국 문화 콘텐츠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진흥원을 통해 협업하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해온 곳도 여럿이다. 해외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이 내놓는 작품들이 독창적이고 특히 디자인이 좋다고 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스토리 텔링’이다. 시장에서 긴 호흡으로 오래 살아남는 콘텐츠가 되려면 스토리 텔링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과 일본에서 주문을 받아 제작한 경험이 많아 제작 능력과 환경, 기술력도 좋은데 스토리 텔링은 아직 경지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영화 기생충이 모범을 보여줬다. 스토리가 받쳐주니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것이다. 초기에 게임이 한류 문화를 주도했고 노래와 영화로 가고 있는데 이제는 애니메이션 차례가 되어야 한다. 애니메이션 역시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획력이다”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보나?
“어디에 내놓아도 살아남을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잘 만들면 장래가 밝을 것이다. 좋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면 세계 어느 나라, 어느 기업과도 함께 할 수 있으며 제값을 받으며 산업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 일부에서 플랫폼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는데 소모적인 논쟁으로 본다. 결국, 활용이 문제다. 우리나라는 제작환경, 기술력, 언어 등 많은 강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콘텐츠 시장의 주류가 애니메이션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변화하는 시장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1인 미디어 창작자를 500팀 가까이 지원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안다. 1인 미디어 창작자들도 문화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나?
“1인 미디어 창작자들은 열정과 끼, 기획력만 있으면 된다. 국내와 해외 진입 장벽 없이 정말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굉장히 빠르게 성장해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미 서울에서 활동하는 적지 않은 외국인들이 1인 미디어로 자리를 잡았으며 우리나라 청년들도 독창적인 콘텐츠를 선보여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사례도 적지 않다. 기존에 대형 방송사를 통해 방송해서 방영료 수익을 내는 형태보다 이젠 유튜브에 콘텐츠를 게시해 올릴 수 있는 수익이 훨씬 많다.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1인 미디어들은 진흥원의 문을 두드려 달라.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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