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철기(27)·김혜선(여·27) 부부

지난해 11월 임신 32주차 만삭의 몸으로 결혼했습니다. 남편과 저(혜선) 사이에 아이가 생긴 사실은 그해 5월 말에 알게 됐어요. 빨리 결혼식을 올리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8월을 생각했는데 시간이 촉박했고, 무엇보다 남편 둘째 누나 결혼식이 10월에 잡혀 있었어요. 갑자기 저희가 먼저 결혼해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혼식은 모든 신부의 로망이고 중요한 날이니까요.

아이를 낳고 식을 올릴까도 생각했지만, 아버지 생각은 다르셨어요. 식도 올리지 않은 신부가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우려하셨지요. 또 아이를 낳고 나면 이러저러한 이유로 미루다가 결혼식을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얘기도 하셨어요. 결국, 작은형님 결혼식 한 달 뒤로 날짜를 잡아 만삭 신부가 됐답니다. 하하.

나중에 보니 출산을 먼저 했다면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장난감 등 아이 용품만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만약 아이를 먼저 낳았다면 결혼식 비용이 아까워 식은 안 하고 아이에게 올인했을 것 같아요. 결혼식 때 배가 나와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입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쉬워요. 하지만 아이와 아빠가 같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 정말 잘했다! 정말 잘했어! 결혼식 아쉬운 게 무슨 소용이야, 지금 이렇게 행복한데’라는 생각이 든답니다.

저희는 2017년 5월에 만났습니다. 제 친구가 본인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는 자리에 함께 나온 남자, 그러니까 남편은 친구 남자친구의 친구였어요. 마침 그날 친구 커플이 싸우는 바람에 먼저 들어가고 저희 둘이 남아서 얘기를 주고받다 사랑에 빠지게 됐답니다. 아이와 함께 이제 막 시작된 저희의 결혼생활을 응원해주세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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