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반중 매체 핑궈르바오 사주 지미 라이가 체포된 지 하루 만인 11일 보석으로 풀려난 뒤 승용차 안에서 눈에 눈물이 맺힌 상태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취재진에게 양손 엄지를 치켜들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홍콩의 반중 매체 핑궈르바오 사주 지미 라이가 체포된 지 하루 만인 11일 보석으로 풀려난 뒤 승용차 안에서 눈에 눈물이 맺힌 상태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취재진에게 양손 엄지를 치켜들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보안법 내세워 민주진영 탄압
국제사회에서 거세게 비난
라이 지지자 “끝까지 응원”


지난 10일 홍콩 경찰에 체포된 홍콩의 반중 매체 핑궈르바오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71)와 홍콩 민주화운동 주역인 아그네스 차우(周庭·23)가 11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적용을 빌미로 한 범민주진영 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한 비난과 홍콩 내부의 언론자유 지지 등의 분위기에 홍콩 당국이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12일 AFP통신과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홍콩 보안법상 외국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10일 오전 자택에서 체포된 지미 라이는 40여 시간 만인 11일 밤 12시쯤 보석으로 풀려났다. 몽콕 경찰서 앞에 모인 지지자 수십 명은 이날 자 핑궈르바오 신문을 흔들며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평소의 5배 이상인 50만 부가 발행된 핑궈르바오 1면에는 “핑궈르바오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적혀 있었다. 라이는 지지자들에게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검은색 벤츠 승용차에 올라탔지만, 지지자들을 향해 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라이는 30만 홍콩달러의 현금을 포함해 총 50만 홍콩달러(약 7600만 원)를 보석금으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의 두 아들도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쟁취를 위한 ‘우산 혁명’ 주역 중 한 명인 차우도 이날 밤늦게 보석으로 풀려났다. 차우는 홍콩에 대한 외국의 제재를 요청하는 온라인 그룹 활동에 연루된 혐의로 약 24시간 조사를 받았으며, 20만 홍콩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차우는 경찰서 밖에서 자신의 체포에 대해 “홍콩 정부가 홍콩 보안법을 이용해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강력 비난했다.

홍콩 당국이 홍콩 민주진영의 상징적 인물인 라이와 차우를 하루 만에 보석으로 풀어준 것은 국제사회가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라이를 ‘애국자’라고 칭하며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자유를 박탈하고 시민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추가 증거”라고 비판했고, 영국과 유럽연합(EU)도 언론 자유 탄압이라고 비난했다. 홍콩 내에서도 범민주진영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핑궈르바오 신문과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 주식 구매 운동 등을 벌이며 홍콩 당국의 탄압에 저항했다. 핑궈르바오도 성명을 내 “불법적이고 야만적인 탄압에 맞서 끝까지 진실을 말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핑궈르바오는 또 경찰 200명을 동원한 본사 압수수색 과정에서 편집국 기자의 개인 물품 등이 압수당했다며 경찰에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한편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11일 홍콩 입법회 의원 선거 1년 연기에 따른 홍콩의 입법 공백을 막기 위해 현역 의원들의 임기를 1년 이상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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