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철학과 핵심가치 연계
사회적 책임 비전 역량 집중
“고용창출·투자 약속지킬 것”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1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동행(同行)’이란 키워드로 ‘100년 기업’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는 이 부회장이 삼성 입사 후 경영진이 아닌 전체 임직원에게 처음 낸 메시지였다.
재계는 당시 이 부회장의 메시지가 삼성 사회공헌사업의 변곡점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술과 인재’라는 삼성의 경영철학에 더해 동행 비전이 함께해야 세계 최고 기업을 향한 도전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동행 철학은 인재·상생·사회 난제 해결 등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다. 삼성은 ‘인재 제일’ 경영철학과 핵심가치인 ‘상생추구’를 연계해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비전을 재정립하고, 청년실업과 양극화라는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청년 교육에서 삼성은 ‘취업사관학교’ 역할을 하고 있다. 직접 고용과 별개로 고용 취약계층인 취업준비생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해 취업을 돕고 있다.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는 지금까지 2250명이 선발됐다. 2024년까지 운영비용 총 5000억 원을 투입해 수료생 1만 명을 배출할 계획이다. 1·2기 수료생 1000명 중 절반 이상이 조기 취업에 성공했다.
산업 생태계를 탄탄하게 다지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와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스타트업 과제 500개를 선정해 지원한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지원 과제는 302개로, 총 500억 원 이상 투입할 예정이다.
외부 지원도 크게 늘었다. 올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자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지원해 생산량을 늘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앞서 삼성은 2018년과 2019년에만 중소기업 1070여 곳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최근 삼성은 2018년 8월 ‘총 180조 원 투자와 4만 명 고용’을 발표한 지 2년 만에 성과를 공개했다.
삼성은 지난 3년간 시설과 연구·개발(R&D) 등에 약 110조 원을 투자했고, 올해 투자를 확대해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투자 목표치로 잡은 130조 원은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채용도 지난해 말 기준 목표치의 80%를 넘어선 만큼 연내 4만 명 채용을 무난하게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 경제보복 조치, 코로나19 등 악재들이 쏟아지면서 삼성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해 “기업의 본분은 고용 창출과 혁신투자”라며 “2년 전 약속은 꼭 지키겠다”고 밝혔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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