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현 인하대 교수 前 한국대댐회 수석부회장

올해 장마는 새삼 기후변화가 가져올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현재까지 장마기간은 역대 최장인 51일이고 누적강수량은 기존 최장 장마인 2013년 강수량의 2배인 780㎜이다. 인명 피해도 지난해의 3배인 50명에 이재민도 11개 도시 8000여 명에 이른다. 산사태도 1500여 건이 발생해 피해액 1000억 원에 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번 장마가 예년에 비해 특이한 것은 합천댐과 섬진강댐, 용담댐의 방류로 인해 침수 피해가 커졌다는 사실이다. 항상 홍수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던 다목적댐의 방류로 인한 피해는 큰 충격이다. 특히, 정부에서 2년 전부터 더 효율적인 물 관리와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물 관리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크다. 이번 댐 방류 사태를 보면서 심각하게 짚고 가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환경부에서 물 관리 일원화의 주체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치수관리 역량을 갖췄느냐는 것이다. 실제 데이터에서 나타났듯이 이번 홍수에서 3개 댐의 수위는 2017년 홍수와 비교하면 5∼10m가량 높게 유지됐다. 이는 2년 전 한국수자원공사가 환경부로 옮겨오면서 수량보다는 수질에 더 치중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당연히 환경부는 홍수보다 갈수기의 녹조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러나 수질 개선이나 수생태 보호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홍수로부터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 치수가 무엇보다 우선이다.

둘째, 환경부에서 과연 치수관리를 위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사업 추진에 있어 예산 확보는 기본이다. 반면, 올해 환경부 예산 9조4000억 원 중 물환경과 물통합 부문은 3조7000억 원에 이르지만, 수자원 관련 예산은 2900억 원으로 전체 환경부 예산의 3%에 불과하다.

셋째, 2년 전 제정된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물 관련 정책 수립과 분쟁 등을 조정하기 위한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실제 위원회 위원 중 당연직을 제외한 민간위원 19인 중 수자원 전문가는 단 2인뿐이다. 수질환경 전문가와 시민단체 대표에 비교가 안 되는 소수다. 치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넷째, 물 관리 일원화에 따른 치수 능력 증대에 있어 정부 의지도 의문이다. 상류 댐은 환경부, 하류 하천과 제방은 국토교통부가 따로 관리하는 것은 물 관리 일원화 취지에 맞지 않는다. 더욱이 홍수 예방을 위한 치수사업은 10년 전 1400억 원에서 올해 330억 원으로 77%가 줄었다. 섬진강을 포함한 3000㎞의 국가하천 관리예산도 계속 삭감돼 올해 5000억 원으로 예년의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 3만6000㎞에 이르는 지류·지천 정비 예산도 전년 대비 계속 삭감되는 추세다. 나아가 지난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력댐 관리를 수자원공사로 이전해 댐 관리를 일원화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없던 일로 돼 효율적인 물 공급과 홍수 관리 능력의 증대 차원에서 안타깝다.

끝으로, 이번 사태는 관련 부처 간 이기주의와 조직 관리 미비로 관재(官災)의 형태로 나타난 일인 만큼 재정비가 시급하다. 여기에, 가장 근간이 되는 물 관리 관련 법령도 일원화 이후 83개로 늘어나고 부처 계획도 64개 늘어나니 정리를 서둘러야 한다. 부처별 제각기 ‘따로국밥’ 형태의 물 관리는 오히려 국민에게 피해와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다. 차제에 정부와 환경부는 앞으로 나아갈지, 2년 전으로 환원할지, 또 다른 절충안을 택할지를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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