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욱(29)·정지윤(여·31) 부부

저(지윤)와 남편은 경남의 한 재수학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남편은 항상 제 사물함 앞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측은해 보여 책상 위에 간식을 두기도 하고 잠을 깨워주며 안면을 텄습니다. 재수 중이었던지라 이성적 감정 없이 친구로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반삭을 하고 등장했습니다. 제가 그리던 이상형과 가까운 그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죠. ‘저녁 먹고 같이 운동장 돌자’고 적힌 사랑의 쪽지를 주어 제가 먼저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그 후로도 몇 번의 쪽지로 마음을 전했습니다. 쪽지는 다 받아주면서 정작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는 남편이 답답해 결국 고백도 제가 먼저 했습니다. “우리 사귀자”고요. 그렇게 저희는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연애를 시작하고 2년 뒤, 남편이 입대했습니다. 남편은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휴가를 얻어내 한 달에 한 번은 저를 보러 왔습니다. 남편이 휴가를 나올 때면 꼭 가져오는 게 있었는데 바로 ‘사랑의 쪽지’였습니다. 매일 한 장씩 쓴 쪽지를 모았다가 한 달에 한 번씩 제게 주었죠. 그 모습에서 저를 향한 남편의 진심을 느꼈습니다.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시부모님과 함께 간 면회에서 “남편이 전역하면 바로 결혼하고 싶다”고 깜짝 프러포즈를 했습니다. 처음엔 시부모님도 당황하셨지만, 곧 웃으며 허락해주셨죠.

남편이 전역하고 1년 뒤인 2016년 1월 9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지금도 우리 부부는 ‘사랑의 쪽지’로 마음을 전달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이 표현하고 더 많이 사랑하면서 살겠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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