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2020 세법개정안 평가와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박훈(가운데) 경실련 재정세제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2020 세법개정안 평가와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박훈(가운데) 경실련 재정세제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본보기자 서울도심 전셋집 직접 구해보니…

전세자금대출 되는 매물 없어
“이참에 한채 장만하라” 권유도

임대차 2법 이후 월세는 급증
힐스테이트신촌 61%가 월세
다세대까지 ‘패닉 바잉’ 현상
22년만에 매매건수 최대기록


“전세자금 대출까지 되는 물건은 진짜 희귀합니다. 혹시라도 전세 물건이 나오면 전화 줄 테니 연락처나 남기세요.”

문화일보 기자는 전셋집을 얻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사대문 주변의 원룸·오피스텔을 모조리 뒤졌다. 그야말로 발품을 팔았다. 20여 곳의 부동산중개업소에 부탁한 것은 △대중교통으로 서울시청과 20분 안쪽 거리 △작은 면적 대의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한 원룸·오피스텔 전세가 조건이었다. 하지만 20여 일 동안에 돌아온 중개업소의 답변은 “그 조건의 전세 물건은 없다”였다. 연락이 온 한 곳도 공사 중인 원룸을 소개했다. 전세 대신 오피스텔 매매를 권하는 중개업소도 있었다. 서대문구 충정로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어차피 오피스텔 전세나 매매나 가격은 같은데 이참에 (오피스텔) 한 채 장만하라”며 설득했다.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7월 31일) 영향으로 서울 주택시장에서 전세대출이 가능한 물건은 품귀 현상을 빚고 월세 물건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월 입주하는 서울 신규 아파트 5곳 모두 전셋값은 주변 시세보다 1억 원 내외(호가)로 오른 상태에 나와 있고, 월세 물건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집값 급등에 따른 ‘패닉바잉(공포 구매)’ 여파로 7월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도 급증했다.

18일 서울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입주에 들어간 서대문구 북아현동 힐스테이트신촌 아파트 단지는 이날 현재 임대차 물건 313건 중 월세물건이 194건(61%)이나 됐다. 특히 세입자들이 선호하는 전용면적 52.84~59.84㎡(공급면적 22.6평~26.7평형)는 160건 중 136건이 월세 물건으로 나와 있다. 59㎡의 경우 지난 6월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80만~90만 원(호가)이었으나 최근에는 보증금 3억5000만 원에 월세 100만 원에 나와 있다. 힐스테이트신촌은 전셋값도 급등해 지난 6월 중순 6억5000만 원 내외에서 8월 현재 7억 원을 훌쩍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 센트럴아이파크’ 아파트는 전·월세 물건 212건 중 월세만 86건으로 40%가 넘었다. 80.53㎡ 월세는 보증금 8억 원에 월세는 120만 원에 나와 있다. 이 아파트 80.51㎡(31.9평형)의 전셋값은 12억 원에 달했다. 8월 입주하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논현 아이파크’ 아파트도 전·월세로 나온 131건 중 38건(약 30%)이 월세 물건이었다. 84㎡ 월세는 보증금 10억 원에 월세 100만 원이나 됐다. 이 아파트 47.46㎡(20평형) 전세는 6월 말 7억 원 후반대였으나 최근 8억5000만 원에 나와 있다.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 아파트는 전용면적 59.92㎡짜리 전·월세 물건 12건 중 10건이 월세로 나와 있으며, 84.94㎡도 전·월세 116건 중 35건이 월세물건이었다. 59.92㎡ 전셋값도 7억8000만~8억 원이나 됐다. 이는 지난 7월 초보다 1억 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이밖에 용산구 ‘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는 월세 물건 비중이 6월 29.6%에서 8월 초 40%에 육박했다.

다세대·연립주택 매매시장에도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총 7500건으로 2008년 4월(7686건) 이후 2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올해 1~5월 5000건을 밑돌다가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6월(6328건)과 7월(7500건) 크게 뛰었다. 용산구 한남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나 다세대·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순환·권승현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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