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1회 말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USA투데이 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1회 말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USA투데이 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1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메이저리그(MLB)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1회 말 마운드에서 스프링캠프 때 착용하는 모자를 쓰고 역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1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메이저리그(MLB)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1회 말 마운드에서 스프링캠프 때 착용하는 모자를 쓰고 역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RYU 과연 에이스!
볼티모어전 6이닝 1실점 쾌투
2연속 퀄리티스타트 시즌 2승
3경기연속 호투 평균자책 3.46

- KK 첫 선발 합격!
컵스전 3.2이닝 1실점 역투
세인트루이스 3-1 승리 발판
1회 캠프용 모자 쓰는 실수도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듀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같은 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에 나란히 선발 등판해 호투했다.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가 같은 날 선발 투수로 등판한 건 2007년 4월 16일 김병현(당시 콜로라도 로키스)·서재응(당시 탬파베이 레이스) 이후 약 13년 만이다.

류현진은 18일 오전(한국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토론토는 7-2로 승리했고, 류현진은 시즌 2승(1패)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4.05에서 3.46으로 낮췄다. 투구수는 86개였으며, 삼진은 3개를 잡았다. 볼넷은 내주지 않았다. 류현진이 올 시즌 한 경기에서 볼넷을 1개도 허용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3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다. 시즌 초반 2경기에서 구속 저하와 제구력 난조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지난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이어 12일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6이닝 1실점(승패 없음)으로 호투했고, 이날 또 한 번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며 팀의 1선발 다운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직구와 주무기 체인지업, 그리고 컷패스트볼, 커브 등을 골고루 섞어 볼티모어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류현진이 유도한 범타 13개 가운데 11개가 땅볼이었다. 그만큼 류현진의 구위가 좋았다는 뜻. 류현진은 중요한 순간마다 땅볼을 유도해내며 경기 전까지 팀 타율 4위, 장타율 2위 등을 유지한 볼티모어 타선을 잠재웠다.

김광현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빅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김광현은 3.2이닝 동안 1실점 하고 마운드를 넘겼다.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한 김광현은 투구 수 57개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를 33개 꽂아 넣었다. 김광현은 안타와 볼넷은 각각 3개씩 내줬으며, 최고 구속은 91.6마일(약 147.4㎞)이었다. 삼진은 1개.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9.00에서 3.86으로 내려갔다.

세인트루이스는 1-1로 맞선 7회 초 브래드 밀러의 2타점 2루타로 3-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7이닝 더블헤더로 치러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단축된 리그 일정을 소화하는 메이저리그는 이번 시즌 더블헤더 경기를 7회까지만 치른다.

눈길을 끈 것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김광현.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통산 298경기에 등판해 136승(77패)을 따낸 베테랑이지만, 메이저리그 무대는 올해가 데뷔 첫해다. 앞서 김광현은 7월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개막전에서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빅리그 첫 세이브를 챙겼다. 그런데 김광현이 이날 1회와 2회에 쓴 모자가 달라 눈길을 끌었다. 김광현은 1회 말 투구 때 스프링캠프와 타격 훈련 시 착용하는 모자를 썼다. 하지만 2회에는 정상적으로 세인트루이스의 원정경기 모자를 쓰고 마운드에 올랐다. 또 김광현은 1회 수비를 마치고 자신이 사용하는 로진백을 마운드에 두고 내려와 더그아웃으로 향하다가 다시 돌아가는 장면도 나왔다.

하지만 김광현의 피칭 내용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김광현은 스트라이크존 곳곳을 파고드는 예리한 직구와 슬라이더에 체인지업, 커브를 골고루 섞어 던지며 우타자들을 전면 배치한 컵스 타선을 상대했다. 57개의 공 가운데 25개가 직구, 20개가 슬라이더였다. 체인지업과 커브는 각각 7개, 5개를 뿌렸다. 김광현은 1회에는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졌으나 2회에는 커브를 던졌고, 3, 4회에는 체인지업도 비중을 늘렸다. 김광현은 슬라이더를 140㎞대에서 최저 120㎞대로 변화를 주며 위기를 탈출했다.

김광현은 1-0으로 리드를 잡은 4회 실투 1개가 아쉬웠다. 김광현은 선두타자 이언 햅에게 볼 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88.5마일(142.4㎞)짜리 몸쪽으로 포심패스트볼을 던졌으나 실투였고, 곧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김광현은 보티와 조시 페글리를 연속 내야 땅볼로 유도한 뒤 존 갠트와 교체됐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경기 전 김광현이 7월 25일 피츠버그전 이후 실전 공백이 길었던 것을 고려해 투구수에 제한을 둘 것이라는 의사를 전했고, 김광현의 투구수가 57개가 되자 교체를 택했다. 김광현은 등판을 마친 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실전에서 던진 지 오래됐기 때문에 긴장됐다. 하지만 다음 등판이 더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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