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옥, 마주하다, 65×65㎝, 캔버스에 아크릴, 2016
강정옥, 마주하다, 65×65㎝, 캔버스에 아크릴, 2016
지난 20세기 초부터 문명에 가속도가 붙는 순간 세계의 불안과 혼돈은 불가피한 것으로 예견된 일. 금세기 디지털 혁명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빠른 과학기술을 구현하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세계는 미증유의 불확실성과 모순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인류의 시선은 외계 우주로까지 향하며 꿈에 부풀어 있지만, 정작 우리의 내면은 더 심한 공복감을 느낀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를 사는 예술가들은 종종 자기성찰에 내몰린다. 해체니 비정형이니 하는 개념은 몰라도 세계와 ‘나’와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음은 눈치채고 있다.

강정옥은 이 단절의 원인을 따뜻한 감정의 고갈로 파악하고 있다. 이성적으로 지각되는 것이 없거나, 있어도 신뢰하지 않는다. 가슴으로 마주한 빛과 붓을 움직여가는 몸짓만을 신뢰하는 듯하다. 역동적 필치와 색의 향연, 감흥을 넘어 우리와 세계가 온전히 만나게 되는 가교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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