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수입줄고 방역비 급증
상반기에만 4817억원 손실
3657억 공사채 발행 수입 보전
서울교통公, 요금인상 등 고민


하루에 시민 563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시민의 발 ‘지하철’이 멈출 위기에 처해 있다. 전국 최대 교통 공기업이자 서울 지하철 1∼9호선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가 매년 누적된 적자로 어려움을 겪다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용객이 줄어 운수 수입까지 급감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서울시 차원에서 당장 긴급 자금 지원을 검토해야 할 판이지만 여러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교통대란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9일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공사의 당기순손실은 사상 최초로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이후 운임 수익은 해마다 2조 원대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무임승차 손실 등으로 비용은 크게 증가하면서 2016년 3580억 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이 2018년 5389억 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엔 5865억 원까지 불어났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이용객이 줄어들고 방역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상반기(1∼6월)에만 4817억 원의 손실을 봐 시중에 ‘서울교통공사 부도설’이 퍼지기도 했다. 서울시가 나서 추경 예산을 편성해 방역비용 161억 원을 지원 결정했고, 감소한 운수 수입을 보전하기 위한 3657억 원 규모의 공사채 발행을 승인하면서 다행히 한숨은 돌렸다.

공사와 서울시는 가중되는 적자 운영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은 2015년 6월 이후 1250원을 유지하고 있지만 해마다 물가상승률과 시설 감가상각비 등을 종합해 산출되는 수송원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공사 집계 결과, 지난해 승객 1인당 수송원가는 1440원이었는데 노인·장애인 무임승차 등 공사가 제공하는 5가지 공익 서비스를 포함한 실제 승객 1인 평균 운임은 946원에 그쳤다. 승객을 태울 때마다 494원씩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역사 내 화장실 관리비용, 노인·장애인 승객들의 민원 대처비용, 역 또는 전동차 안전사고 발생에 대처하는 비용 등 수치로 정확히 산출 못 하는 요인까지 합하면 원가 대비 운임 비율은 5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사의 운영 상황이 심각해 기본요금 인상은 필요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서민 경제 상황 등 여러 요인을 검토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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