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이 대구 본원 홍보관에서 뇌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이 대구 본원 홍보관에서 뇌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小宇宙’ 뇌 연구 현황

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은 “‘소우주(小宇宙)’ 뇌를 선점해야 21세기 과학기술 강국”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9월 대구에 세계 뇌신경과학총회(2019 IBRO)를 유치해 역대 최대 규모로 성대하게 행사를 치러낸 그는 특히 고령화·초연결 사회로 가는 21세기에 가장 긴요한 연구가 바로 인체의 궁극적 기관 ‘뇌’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도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 환자의 증가는 선진국 보건의료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정신노동을 대체하는 정보기술(IT) 사회 지능화 단계에서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기술(BT)이 융합해 강력한 새 도구로서 융합 연구분야를 개척하는 최근의 학문 경향과도 일치한다.

뇌 연구는 크게 4대 영역으로 나뉜다. 전통적인 생물학·의학에서 분자와 세포 수준의 신경회로 및 네트워크 등을 규명하는 뇌신경생물학, 치매 등 뇌 질환의 원인과 치료에 주력하는 뇌의약학, 기억·학습·지능 등 뇌의 작동원리를 탐색하는 뇌인지과학,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디지털 기법의 뇌공학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도 뇌공학(Brain Engineering)은 자율주행차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뇌-기계 인터페이스(연결), 즉 Brain-Machine Interface(BMI) 연구에 매진하는 뉴럴 링크라는 별도 기업을 설립해 차세대 연구를 진행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우리나라도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뇌과학에 국력을 집중하는 경쟁국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2011년 한국뇌연구원을 창설하고, 2014년 완공한 뇌연구원 좌뇌동(棟)에 이어 2022년 준공 목표로 우뇌동과 실용화센터를 건설 중이다. 좌뇌동이 뇌 기초연구를 담당한다면 우뇌동은 응용연구, 실용화센터는 산업화를 책임지게 될 예정이다. 서 원장은 “과학에서 남은 미지의 영역은 우주와 뇌”라며 “특히 뇌 과학은 아직 찾을 연구과제도 많고, 만약 단 하나라도 성공하면 그 활용 가치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뇌 연구는 현재 1단계 기초연구에 해당하는 뇌 이미징(영상) 분석부터 출발해 2단계 응용 단계에서 AI, BMI로 디지털 연구와의 융합성을 강화하고 뉴로모듈레이션(뇌 제어) 등 의학 임상에서 필요한 연구까지 수행할 계획이다. 3단계 산업화 과정으로 넘어가면 뇌 자원을 기증받아 보존·처리하는 한국뇌은행과 함께 뇌 데이터 등 바이오 데이터의 표준화, 빅데이터 분석 툴 개발에 주력한다. 또 뇌 영상과 분자-행동 정보까지 복합적으로 시각적 관찰이 가능한 멀티모달(multi-modal) 뇌영상 장비와 기술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포함한 정서 질환, 뇌경색 등 뇌혈관 질환까지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3대 뇌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중개협력연구도 진행된다. 구자욱 한국뇌연구원 연구전략실장은 “세계 최초가 되는 생활밀착형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실제 수행할 수 있는 우리나라만의 독자적 역량이 완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 =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1986년 서울의대 박사 △1989∼2010년 포항공대 교수·학장·연구처장 △2005∼2007년 한국세포생물학회 회장 △2008∼2012년, 2015∼2017년 국가과학기술심의회 기초연구진흥협의회 위원장 △2012∼2014년 울산과학기술원 연구부총장·융합연구원 원장 △2010~ Advances in Biological Regulation 부편집장 △2018~ 국제뇌연구기구(International Brain Research Organization, IBRO) 운영위원 및 IBRO 2019 조직위원장 △국제뇌연구협의회(International Brain Initiative) 운영위원 및 한국대표 △2018∼ 한국뇌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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