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23타수 무안타 헛스윙의 달인. 프로야구 얘기가 아니다. 부동산값 폭등 참사를 두고 온 국민이 ‘집값이 미쳤다’고 아우성인데 문재인 정부는 집값 폭등 원인을 정책 실패에서 찾고 수정하기는커녕 ‘다주택자 때려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내달이면 집권 40개월째인데 여전히 ‘박근혜 탓’이다. 17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하며 야당 발목을 묶어놓은 마당에 전 정권 탓, 야당 탓하는 데는 여권 지지층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다.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는 참모는 천연기념물이다. 현 정부에 불리한 비판 한마디라도 한 여당 의원에겐 불화살이 쏟아진다. 영세자영업자들을 궁지로 몰아넣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탄탄한 경제를 기저질환자로 전락시킨 소득주도성장, 세계 3위 원전 경쟁력 붕괴, 환경 파괴 시한폭탄을 안겨준 탈원전정책 등. ‘나라가 니꺼냐’는 거친 구호에 이어 ‘문산군(文山君) 일기’ 패러디까지 민심 이반이 심상찮다. 대통령 국정지지율을 집권 후 처음으로 40% 이하로 끌어내린 정책 실패와 민심 이반 원인은 무엇일까.

문재인 정부는 586 운동권 엘리트주의와 대깨문(문 대통령 극성지지세력)으로 불리는 ‘빠(강력한 팬덤) 정치’가 화학적으로 결합한 정권이다. 극렬 정치팬덤의 지지율에 운명을 저당 잡힌 ‘그들끼리 권력’ 공동체다. ‘빠 정치’는 정치 과몰입으로 국론 분열과 망국의 독버섯으로 변질됐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행한 결말에서 보듯, 극렬 정치팬덤이 우상화한 최고지도자의 영원한 수호천사가 되리란 기대는 망상이다. 문재인 정권은 유사 파시즘(전체주의)의 길을 걷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권의 윤석열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겁박 사례에서 보듯, 강성 빠 정치에 둘러싸인 정부는 국민이 주인이 아닌 정권을 주인으로 착각, 공무원들에게 정권의 충견(忠犬)이 되기를 강요하고 있다. 권력의 부작용이나 남용 문제에 대한 비판의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우리 편’ 권력자가 무조건, 늘 옳다는 맹신에 의존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대깨문들의 공격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집단으로 쫓아가 이지메(따돌림)하는 ‘유사 파시즘’”이라며 “‘경쟁을 재미있게 해주는 양념’이라는 말을 하며 부추긴 것은 문 대통령”이라고 했다. 그는 “586 정치엘리트 세력은 자유민주주의 학습을 거의 못했다. 합의가 아니라 척결하는 개념의 군사주의적 마인드로, 진위보다 승패의 개념으로 접근한다”고 정곡을 찔렀다.

빠 정치의 주특기인 확증편향이 독불장군 정권을 닮아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문 대통령과 친문 주류 세력들은 골수 지지층을 노예처럼 부리면서 상대 진영 압박에 이용하고 이들을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한다”며 “국가 운영의 모든 판단 기준이 ‘우리 편이냐 아니냐’이기 때문에 조폭 정권이라 부를 수도 있다”고 했다. 끝으로, 캠프 정부 특성이 청와대 정부 병폐로 이어지고 있다. 진보 원로학자 최장집 교수는 대통령 선거운동을 위해 조직되고 운영되는 캠프 정치가 정당정치를 대신하는 위험성을 지적했다. 캠프 정치가 ‘빠 정치’와 결합하고, 초거대화된 대통령 권력과 정치화된 시민운동이 결합하면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리의식이 약한 캠프의 좁은 인재풀이 주도하는 청와대 정부가 연이은 정책 실패, 독선과 독주의 정치로 자유 민주주의 파괴를 재촉하고 있다.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