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신용대출 4조 더 늘어
부실화하면 실물경제 뇌관

“유동성 회수땐 경기악영향”
대책 마련 못하고 전전긍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풍부한 유동성을 제공하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와 주식 ‘빚투’(빚을 내 투자)가 늘자 금융당국이 유동성 정책을 두고 고심 중이다. 특히 낮은 금리의 신용대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부동산 규제를 무력화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추가 대책을 전망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최근 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이 대두돼 유동성을 조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전 금융권 신용대출 증가액은 6월 3조7000억 원, 7월 4조 원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고강도 부동산 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묶자 ‘풍선효과’ 탓에 신용대출이 늘고 있는 것이다.

주담대 금리보다 낮은 신용대출 금리 역시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5대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14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연 1.74~3.76%로 주담대 고정금리인 2.03~4.27%보다 낮았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전날 “주식·주택 매매에 활용된 신용대출은 향후 시장 불안 때 금융회사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과도한 신용대출이 주택시장 불안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현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준수 등 관련 규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금융당국도 이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하고, 신용대출·전세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전반에 대해 중점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특히 부동산에 몰린 돈이 부실화되면 실물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추가 금융대책을 예상하는 기류도 흐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최대 손실 가능 금액) 잔액은 2105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가계와 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여신과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에 투입된 자금이다. 올해 1분기에는 42조9000억 원이 늘었다.

‘빚투’ 규모가 커진 사실 역시 금융당국의 ‘역할론’에 불을 지핀다. 한은의 ‘2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672조7000억 원)은 9조1000억 원 늘었다. 1분기(1조9000억 원)와 비교하면 4배 수준이다. 특히 투자자가 증권사에 빚을 진 규모는 7조9000억 원이나 늘어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가계대출 잔액은 1545조7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분기 증가액은 23조9000억 원으로, 2017년 4분기(28조7000억 원) 이후 2년 반만에 가장 많았다.

그런데도 금융위는 당장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대책을 내놓지 않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칫 ‘비 오는 데 우산을 뺏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가계 신용대출 증가 원인이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때문인지, 생계자금을 위한 것인지 파악하고 필요한 대책이 있는지 판단할 예정”이라며 “신용대출 느는 걸 무작정 관리하면 코로나19 상황에서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원인 파악 없이 대책을 언급하긴 성급하다”고 밝혔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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