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명, 그리고 4·15 총선 뒤 4개월여 만에 검찰이 수사 중이던 각종 권력형 범죄 사건이 흐지부지 끝날 조짐이다. 수사에 참여했던 검찰 지휘부와 중간 간부들은 모조리 좌천·퇴임하고, 반대로 수사를 뭉갠 검사들은 승승장구하는 등 권력범죄 수사 봉쇄의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문재인 정부는 ‘윤석열 대검’을 무력화하고 직접 수사 기능을 대폭 축소한 검찰조직개편안의 내주 초 국무회의 심의 등을 밀어붙이고, 중간간부 인사를 통해 ‘코드 인사’를 마무리할 태세다. 문 정권 검찰개혁의 실체가 ‘검찰 장악’이었음이 여실히 입증되는 셈이다.

지난 1월 말 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운하 의원,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 한 이후 9개월 동안 지지부진했던 수사는 좌초될 상황이다. 수사팀은 추 장관의 인사로 사실상 해체됐고, 이 자리를 차지한 ‘코드 검사’들은 수사에 손을 놓고 있다. 총선 이후 소환이 예정됐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부르지도 못했다.

반면, 실체도 없는 ‘검·언 유착’ 의혹을 수사했던 검사들은 줄줄이 승진해 대검 지휘부를 장악, 전국 검찰의 권력형 범죄 수사와 선거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위치에 앉았다. ‘박원순 고소 누설’, 권언유착 의혹 등은 수사 착수조차 않고 있다. 정권 실세와 연루 의혹이 있고, 5000억 원대 사모펀드 사기의 주범격인 이혁진 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는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을 쫓아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는데도 검찰은 인터폴 수배조차 요청하지 않고 있다. 추 장관이 서울남부지검에 있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해체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불법적인 압수수색, 수사심의위 권고 무시, 폭력적인 영장 집행, 공영방송과 유착 의혹 등은 추 장관의 손발이나 권력의 충견(忠犬)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추 장관은 대검의 차장검사급 4자리를 없애고 직접 수사 기능을 축소한 직제개편안을 입법예고도 거치지 않고 25일 국무회의에서 강행 처리할 계획이다. 검찰 중간간부들도 친여 검사로 채우다 보니 수사에 정평이 난 검사들은 퇴직하거나 대거 판사로 옮기려는 조짐도 나타난다. 유능한 검사들이 배제되거나 검찰을 떠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된다. 이에 따른 책임은 결국 문 대통령에게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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