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 한국 성인(聖人·Saint) 103위의 초상화가 완성돼 처음으로 공개된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한국 103위 순교 성인들의 성인화를 모두 선보이는 특별전 ‘피어라, 신앙의 꽃(포스터)’을 9월 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명동대성당의 갤러리1898에서 연다. 성인화 제작과 특별전 기획을 맡은 정웅모 신부는 이날 “그동안 없었던 77위의 성인화를 최근 3년여에 걸쳐 완성하고, 기존에 만들어져 성당 등에서 보유해 온 26위의 성인화도 대여해 103위 성인화 모두의 전시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세계 가톨릭 신자의 공적 경배 대상인 성인은 순교자이거나 거룩하게 살다 죽은 이 가운데 훌륭한 덕행과 모범이 인정돼 교황에 의해 공식적으로 성인품에 오른 사람이다. 성인은 전문가들의 엄격한 조사 등으로 덕성과 기적이 확인돼 ‘복자(福者)’로 선포된 이 중에서 다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시성(諡聖)한다.
한국에서는 1984년 성 요한 바오르 2세 교황이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비롯해 103위의 순교 성인을 시성했다. 이 중에는 한국에서 순교한 프랑스 국적의 파리 외방전교회 출신 10위도 포함돼 있다.
원칙대로 하면, 시성식 때 성인화가 마련돼야 하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한국 천주교 역사상 최초의 시성식이었던데다가 당시 200주년 기념사업이 겹쳤기 때문이었다. 이후 김대건 신부, 정하상 바오르 등 40여 위는 초상화가 제작됐으나, 나머지 성인들은 없었다.
이에 따라 천주교 주교회의는 지난 2017년부터 ‘103위 순교 성인 초상화 제작 운영위원회’를 만들었다. 운영위에 따르면, 3년간 윤여환, 안병철 등 천주교 신자 미술가 63명이 제작에 참여했다. 이들 작가는 성인 사진이 없는 상황에서 초상 파악을 위한 각종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수차례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쳤다. 운영위원이기도 했던 윤여환 작가는 “참여 작가들 모두 깊은 기도와 묵상 등을 통해 성스러운 얼굴에 가깝게 그리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2019년 6월, 1차로 68위의 성인화를 완성했으며, 2명이나 3명이 함께 그려져 있는 9위 성들을 개별 초상화로 분리하는 작업을 추가했다. 이로써 김대건 신부의 아버지인 김제준 이냐시오, 1839년 기해박해 당시 순교한 김아기 아가타, 1846년 병오박해 때 순교한 이간난 아가타 등 77위의 성인화가 새로 마련됐다. 주교회의 문예위는 “전국의 성당, 성지가 소장한 26위 성인화 원본을 대여하거나 영인본을 제작하고, 새로 만든 77위를 합쳐서 한국 천주교회의 순교자 성월인 9월에 특별전을 열게 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성인들의 고귀한 신앙이 우리 삶 안에 깊이 뿌리 내릴 때 비로소 이 전시는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전 개막식은 9월 4일 오전 10시 30분에 갤러리1898에서의 축복 예식에 이어 1898광장에서 열린다. 김희중 대주교와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대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문예위 위원장 장봉훈 주교를 비롯해 교계 안팎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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