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지난 2~3월의 신천지 집단 발생 당시보다 훨씬 더 큰 위기라고 판단합니다.”(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이달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교회와 광화문집회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확진자가 폭증한 가운데, 카페와 음식점 같은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도 감염된 사람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이미 서울 강남구 할리스커피와 경기도 파주시 스타벅스의 한 지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격리 중 도주한 사랑제일교회 50대 확진자가 지난 18일 종로와 신촌 카페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며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전파 위험성에 방역당국은 지난 6일부터 ‘카페 방역수칙’을 별도로 마련해 시행했는데요. 카페 이용자는 식음료를 먹거나 마실 때를 제외한 모든 때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후 대형 카페 체인들은 매장 직원을 통해 취식 중이 아닌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카페 이용자들이 애꿎은 직원들에게 화를 내거나 강하게 항의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부탁하면 무시하거나, 없다고 당당하게 얘기하고, 화내고. 너무 힘들어요.”

“손님들과 언제 시비가 붙을지 몰라 불안하고, 마스크 미착용 손님들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도 돼요.”

최근 한 가게를 찾았다는 온라인 카페 이용자는 “직원이 ‘다음부터 마스크 쓰고 오시라’고 하자 손님이 가게 나가면서 ‘왜 자기가 마스크 쓰라 마라’냐며 욕하고 나갔다”며 제발 마스크 좀 쓰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카페 손님들의 불만과 핑계는 다양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어떻게 음식을 먹으라는 거냐”, “마스크를 차에 두고 왔다”, “바로 나갈 거다”….

카페 근로자들 사이에선 “차라리 대중교통처럼 마스크 미착용 시 시설 이용을 강제로 막아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는데요.

그러나 정부 조치대로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대중교통 종사자들조차 승객 폭력에 시달리는 현실입니다.

지난 6월 경기도 오산시에선 40대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택시기사 얼굴을 때리고 택시 앞 유리를 주먹으로 내리쳤는가 하면, 이달 서울에선 60대 남성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라”고 요구한 버스 기사와 출동한 경찰을 폭행해 구속됐습니다.

그뿐 아니라 볼링장, 피트니스센터 등지에서 고객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직원들을 폭행한 사례도 나왔습니다.

이 같은 폭언과 폭행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지난달 프랑스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의 승차를 거부한 버스 기사가 집단 폭행을 당해 숨졌습니다. 이달 미국의 한 놀이공원 직원도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가 무차별 폭행을 당해 턱관절이 탈골됐습니다.

코로나19로부터 지역사회 구성원 서로를 지키기 위한 방역수칙들.

그러나 이를 무시한 일부 시민들이 애꿎은 이들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는데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폭력의 두려움까지,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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